미중 무역협상 여진…원/달러 10원 뛰며 1,187.5원 마감(종합)
2년 4개월만에 최고…"달러당 1,200원 전망 늘어나는 분위기"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미중 무역협상에 따른 여진이 이어지면서 13일 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급등하며 1,19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직전 거래일에 경신한 장중 연고점은 1,188.0원을 찍으며 다시 쓰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1,177.0원)보다 10.5원 오른 1,187.5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1,180원으로 시작한 환율은 오전 한때 잠시 주춤했을 뿐 전반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1,180원대 후반까지 올라섰다.
특히 장 마감을 앞두고 상승 폭을 키우며 1,188.0원까지 올라 직전 거래일이던 지난 10일의 장중 연고점(1,182.9원)을 넘었다. 장중 기준으로 2017년 1월 11일(1,202.0원)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값이다.
종가로 따졌을 때 환율이 1,180원을 넘은 것은 2017년 1월 16일(1,182.1원) 이후 처음이다.
지난주 미중 무역 갈등의 영향이 아직 시장에 남은 데다 개장 전 발표된 이달 초순의 한국 수출 지표의 부진도 달러 강세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인상 발표만 남긴 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미뤄졌다.
그럼에도 양국 관계자의 긍정적 발언으로 향후 협상에 대해 기대감이 퍼지며 위험회피 심리가 다소 완화한 것으로 기대됐지만, 미국의 관세율 인상과 한 달이라는 데드라인,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압박 수위 강화 등은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 통화 매수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입장에서 미국 무역 갈등의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더불어 이달 1∼10일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줬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지난주 미중 무역 갈등 여파가 이번주 초에도 지속하는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본다"며 "미중 무역 갈등을 본 시장 심리가 달러 강세에 치우쳐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백 연구원은 "2006년 이후 수출의존도를 줄여온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여전히 50%에 육박해 중국보다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며 "전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국면인데,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둔화 정도가 강하게 나타나는 게 현재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역 갈등 이후에 환율 1,200원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졌다"며 "1,200원이 불가능한 레벨은 아닌 거 같다"고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쳤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1,082.15원이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1,072.19원)보다 9.96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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