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방러 전 브뤼셀서 이란문제 논의…"전쟁이 목표 아냐"(종합)
CNBC 인터뷰서 "이란, 美국익 위협하면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
모스크바 방문 전격 취소…14일 러시아 소치서 푸틴·라브로프 만날 예정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유철종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러시아 방문 전 벨기에 브뤼셀에 들러 유럽 관리들과 이란 문제를 논의한다고 AP와 로이터 통신이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를 인용해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출국한 폼페이오 장관은 당초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모스크바 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을 찾아 이란을 포함한 여러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주에도 이란 문제를 이유로 유럽 순방 중 베를린과 그린란드 방문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다만 브뤼셀을 들른 이후의 방러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14일 러시아 흑해 연안의 휴양 도시인 소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할 계획이다.
현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출국 직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란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폼페이오 장관은 13일 방송될 예정인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이라크 또는 아프가니스탄, 예멘 등 중동 어느 지역에서든 미국의 국익을 위협하기로 결정한 경우,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우리의 목표가 전쟁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는 또 중동 지역 미군 배치는 잠재적인 이란의 공격 관련 첩보에 대한 대응으로 이를 저지하고, 필요하다면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란 핵합의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이란 경제제재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란도 핵협정을 지키지 않을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최근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2015년 미국과 이란,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이 함께 체결한 이란 핵합의의 유지를 선호해왔다.
한편, 국무장관 취임 이후 러시아를 처음 방문하는 폼페이오 장관은 푸틴 대통령과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선 러시아의 베네수엘라 및 시리아 문제 개입과 중거리핵전력감축협정(INF) 위반, 미국 선거 개입 등에 대한 우려를 재차 전달할 것이라고 미 정부 관리가 기자들에게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핵무기 제한 협정의 체결 가능성을 논의한 바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모스크바 방문 일정 취소와 관련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13일 타스 통신에 "그가 소치로 곧바로 날아온다. 14일 회담에 맞춰 올 것"이라고 전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또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에도 "폼페이오 장관의 계획이 변경돼 모스크바에 들르지 않고 곧바로 소치로 온다"면서 "이는 순전히 그의 (업무)일정 변경과 연관된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랴브코프는 "다른 모든 예정된 회담은 어떤 축소도 없이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폼페이오 장관은 13일 모스크바에 들러 주러 미 대사관 직원들과 면담하고, 크렘린궁 옆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는 등의 일정을 보낼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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