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관계 개선 모색차 방러…北문제도 논의할 듯

입력 2019-05-13 11:28
수정 2019-05-13 11:38
폼페이오 관계 개선 모색차 방러…北문제도 논의할 듯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데 이어 마이클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곧바로 방문 외교에 나섰다.

이틀간의 일정으로 12일(현지시간) 출국한 폼페이오 13일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에 들른 다음 흑해의 휴양 도시 소치로 이동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을 만나 양국간의 다양한 현안들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중거리핵전력감축협정(INF), 베네수엘라와 시리아,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당면 현안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이란과 북학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 트럼프 선대본부와 러시아측의 유착 의혹을 둘러싼 22개월간의 특검 조사가 마무리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부담을 벗어난 것이 관계 개선을 모색하게 된 계기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출국 이틀 전인 지난 10일 푸틴 대통령과 1시간에 걸쳐 통화를 갖고 양국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의혹이 불거진 이후로 서로 거리를 두고 있는 상태였다. 두 지도자는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잠시 만나 짤막한 대화를 나누었을 뿐이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러시아·유럽국장을 지낸 앤드루 와이스는 특검 보고서가 나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상당수의 현안을 놓고 의견차가 심한 만큼 관계 개선의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두둔하고 있는 것 외에도 우크라이나 선원 24명을 억류한 것, 영국에서 전직 러시아 스파이를 독살한 것, 미국 기업인을 사기 혐의로 가택 연금한 것 등에도 반감을 갖고 있다.

미국 민주당 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에 강력히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고 폼페이오 장관에게도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처크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 대표는 출국을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서 "우리의 선거에 개입하려는 여하한 행동도 즉각적이며 강력한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의 압박에서 벗어난 뒤에도 이 문제와 관련해 강력한 대응을 주저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서도 그는 적극적으로 따지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문을 통해 다음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릴 G20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다시 회담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을 거론하는 것을 주저하는 이상 정상회담이 이뤄진다고 해도 불편한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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