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납치피해자 가족 "일본정부, 북한에 요구 수준 낮춰선 안돼"
여당선 아베 '무조건' 북일 정상회담 추진에 "취지 설명해야"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피해자 가족이 일본 정부가 북한에 대한 요구 수준을 낮추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NHK가 13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납치피해자인 요코타 메구미(실종 당시 13세)의 동생 요코타 다쿠야(橫田拓也) 씨는 지난 12일 "앞으로 일본 정부가 북한 정부와 직접 마주 보는 시점이 올 것으로 생각하지만 일본 정부는 요구 수준을 낮추는 일 없이 모든 피해자의 조기 귀국을 이룰 때까지 확실히 협상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요코타 씨는 최근 뉴욕 유엔본부에서 일본 정부 주최로 열린 납치문제에 관한 심포지엄에 참석한 뒤 나리타공항에 도착, 이같이 밝혔다.
다구치 야에코(실종 당시 22세)의 장남으로, 요코타 씨와 함께 뉴욕을 방문했던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郞) 씨는 "북한이 새로운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선 모든 납치피해자의 귀국을 빼놓을 수 없다"며 "북한이 용기 있는 결단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납치 문제에 진전이 있을 경우 북일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기존 입장을 변경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조건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집권 자민당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은 지난 12일 NHK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을 모색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납치 문제의 진전을 위해) 역할을 다하려는 총리의 강한 의지의 표출"이라며 이해를 나타내면서도 "취지를 확실히 설명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이시다 노리토시(石田祝稔) 정조회장도 "좀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오사카 세이지(逢坂誠二) 정조회장은 아베 총리가 강경 일변도의 자세에서 방향을 바꾼 점을 비판한 뒤 북핵 6자회담의 틀에서 일본만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하며 "뒤처진 것에 대한 초조함이 있는 것이라면 '아베 외교'의 패배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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