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결점' 선수로 거듭난 최혜진…퍼트·쇼트게임 숙제 풀었다
(용인=연합뉴스) 권훈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새로운 '여왕'으로 기대를 모으는 최혜진(20)의 스윙은 누구나 인정하는 명품이다.
드라이버는 멀리, 그리고 똑바로 날리기로 정평이 났다.
장타자의 숙명이라는 형편없는 페어웨이 안착률은 최혜진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장타 부문 4위(평균 254.7야드)이면서 페어웨이 안착률은 23위(82.6%)로 준수하다.
아이언샷 정확도를 가늠하는 그린 적중률은 1위(81.48%)를 달린다.
이런 최혜진의 발목을 잡았던 취약점은 퍼트와 쇼트 게임이었다.
특히 5~7m 퍼트 성공 빈도가 매우 낮았다. 이 거리는 그린 적중률이 높은 최혜진이 가장 자주 맞닥뜨리는 버디 퍼트이기도 하다.
버디 기회를 다른 선수보다 훨씬 많이 만드는 최혜진이기에 이 거리의 버디 퍼트 성공 빈도가 낮은 건 가장 큰 숙제가 아닐 수 없었다.
대회 때마다,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최혜진이 "퍼트가 아쉽다"는 말을 달고 다닌 이유다.
최혜진은 12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7개의 버디를 뽑아내며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혜진은 "샷만큼 퍼트가 좋았다"고 자평했다.
이날 최혜진은 단 1차례 그린을 놓치는 고감도 샷을 자랑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100%였다. 그런데 퍼트 개수는 28개뿐이었다. 무려 8차례나 한 번의 퍼트로 홀아웃을 했다는 뜻이다.
최혜진은 "숙제를 어느 정도 푼 느낌"이라고 자신의 퍼트 실력을 드물게 칭찬했다.
14일 전 KLPGA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우승을 거둘 때 최혜진은 "퍼트가 들어간다는 확신을 갖고 치라"는 조언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최혜진은 "1, 2라운드에서 아쉬운 퍼트가 많아서 확신을 갖고 퍼팅 스트로크를 자신 있게, 그리고 루틴에 집중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또 하나의 '약한 고리' 쇼트게임도 퍼트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덩달아 좋아졌다.
최혜진은 30~50m 거리 웨지샷이 정교한 편이 아니었다. 타수를 지키는데도 장애가 됐지만 파5홀이나 짧은 파4홀에서 수월하게 버디를 만들어내는데 필수인 샷이었다.
최혜진이 이날 승부의 분수령으로 꼽은 4번홀(파5)에서도 이 취약점이 노출됐다.
40m를 남기고 웨지로 친 세번째샷은 홀을 5m나 지나갔다. 최혜진은 "(쉽게 버디를 할 수 있는) 찬스 홀에서 해서는 안 되는 실수였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그 5m 버디 퍼트를 넣었다. 최혜진은 "거기서부터 퍼트가 자신감이 확 붙었다"고 말했다.
퍼트가 쏙쏙 떨어지니 쇼트게임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다. 웨지 스윙에 흔들림이 없었다.
최혜진은 "웨지샷 거리감이 들쑥날쑥했는데 이제는 거리감이 웬만큼 붙었다"고 말했다.
두번째샷이 벙커에 들어가 딱 한번 그린을 놓친 14번홀(파4)에서는 한뼘 거리에 붙여 파를 지켰다.
장타와 정교한 아이언샷에 퍼트, 쇼트게임까지 받쳐주면서 무결점 선수로 거듭난 최혜진에게 '아직 보완해야할 점'을 물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스코어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최혜진은 "샷이 아무리 좋아도 컨디션이 나쁘면 샷도 흔들린다. 그럴 때 원하는 스코어를 만들어내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날개를 단 최혜진의 질주가 어디까지일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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