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간전망> 도돌이표 미·중 무역협상…가시밭길
(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이번 주(13~17일) 뉴욕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라 불안정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4월 소매판매 등 글로벌 경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도 시장 참가자들이 주의를 기울일 전망이다.
월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 실적도 나온다.
끝날 것 같았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불확실성만 커졌다.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또 중국산 제품 약 3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위한 작업도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USTR은 관련한 의견수렴 절차가 조만간 공지될 예정이며 세부 사항도 오는 13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보복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그렇다고 양국의 협상이 완전히 파국을 맞은 것도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화를 지속할 것이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관계는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해 향후 협상 기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향후 협상에 따라 관세가 철폐될 수도, 안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세를 고수하겠다는 이전 입장과 달리 철폐 가능성도 언급했다.
시장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 제품의 절반 정도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데 따른 경제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전까지의 관세는 소비자 가격으로 이전되지 않아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는 더 방대한 제품에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소비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글로벌 경기 둔화 불안도 다시 제기될 수 있다.
협상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향후 협상 기대는 유지됐다.
반면 류허 중국 부총리는 자국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여전히 조심스럽게 낙관적"이라면서도 '원칙 문제들(principle issues)'에 대해 견해차가 있으며 이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추가 약 3천억 달러어치에 관세를 부과하기 전에 한 달간의 협상 기간을 통보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협상이 타결될 수 있을지, 반면 전면적인 관세 부과로 상황이 더 악화할지 점치기 어려운 시점이다.
또 무역 갈등이 금리 인하 기대를 다시 자극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이다.
상황의 불확실성이 짙어 증시가 방향성을 정하기보다는 추가 협상과 관련한 발언과 뉴스 등에 따라 출렁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된 와중에 글로벌 경기 상황을 가늠할 주요 지표들도 나온다.
미국 4월 소매판매를 비롯해 독일의 1분기 성장률, 중국의 4월 산업생산 등이 발표된다.
중국과 미국 등의 1분기 성장이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최근 지표를 보면 경제가 다시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지표 결과에 민감도가 커질 수 있다.
무역 긴장과 낮은 물가로 금리 인하 기대가 되살아 난 가운데,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도 변수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등 연준 주요 인사들은 물가 하락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여전히 금리 인하가 유력한 정책 방향은 아니라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도 조금씩 나온다.
애틀랜타 연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관세 인상으로 소비가 타격을 받을 경우 금리 인하도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는 막바지지만, 월마트 등 주요 유통기업 실적은 시장의 관심을 끌 변수다.
유통기업 실적과 전망은 경기 상황을 점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월마트 외에 대표적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 중국의 알리바바 등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밖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북미 관계 향배, 이란과 미국 간 긴장 등 다른 지정학적 요인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사안이다.
지난주 증시는 무역협상 결렬 우려 속에 큰 폭 하락했다. 마지막 거래일에는 향후 협상 기대로 다소 반등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12% 하락한 25,942.3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18% 내린 2,881.4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3% 하락한 7,916.94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 주요 발표 및 연설
이번 주는 소매판매 지표가 핵심이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많다.
13일에는 주요 지표가 없다. 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과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 연설이 예정됐다.
14일에는 4월 수출입물가지수가 나온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연설할 예정이다.
15일에는 4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5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 등이 발표된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메이시스와 알리바바가 실적을 공개한다.
16일에는 4월 신규주택착공 및 허가 건수가 나온다. 카시카리 총재가 연설한다. 월마트가 실적을 내놓는다.
17일에는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와 4월 경기 선행지수 등이 발표된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와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 등이 연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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