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베네수 정권 바꾸려한 자들이 민주주의 말할 수 있나"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 비판하는 국제사회에 역공…"위협에 굴복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비난을 일축하고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를 밀어붙이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TV 연설을 통해 "터키인은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서 선거를 통해 당선된 국가 원수를 끌어내리려 한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말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이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부정하고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지지하는 것을 꼬집은 발언으로 보인다.
앞서 터키 최고선거위원회(YSK)는 6일 공무원 중 개표감시위원을 선정하도록 한 선거관계법령을 위반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는 이유로 야권이 승리한 이스탄불 광역시장선거 결과를 무효로 하고 재선거를 명령했다. 재선거 날짜는 다음 달 23일로 잡혔다.
이에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은 일제히 터키의 재선거 결정을 비판했다.
미국은 투명한 선거를 통한 "건강한 민주주의"가 터키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며 일침을 놨고, 독일은 이스탄불 선거 결과를 취소한 터키 당국의 결정이 "불투명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스탄불 재선거 결정으로 국내외 긴장이 고조한 가운데 터키의 반정부 성향 언론인이 괴한의 습격을 받아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AP 통신에 따르면 터키 일간 '예니차'는 자사의 칼럼니스트 야부즈 셀림 데미라가 10일 TV 쇼에 출연한 후 자택 인근에서 5∼6명에게 둔기로 폭행당해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어떻게 기자가 단지 TV 쇼에 출연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누군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폭행당할 수 있는가. 터키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터키 기자협회도 이번 사건으로 언론 자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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