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주도 美여배우, 낙태금지법 반대 "性 파업" 촉구

입력 2019-05-12 10:22
'미투' 주도 美여배우, 낙태금지법 반대 "性 파업" 촉구

알리사 밀라노 "몸의 자주권 되찾을 때까지 성관계 갖지말자"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앞장섰던 미국의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일부 주(州)에서 제정된 낙태금지법에 반발해 여성들에게 '성 파업'(Sex Strike)을 촉구했다고 AP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밀라노는 10일 밤 트위터를 통해 "여성들이 우리 자신의 몸에 대한 법적 지배권을 가질 때까지 우리는 임신의 위험을 무릅쓸 수 없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신체의 자주권을 되찾을 때까지 성관계를 갖지 않는 일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제안은 조지아주가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 이후의 낙태를 금지한 미국의 4번째 주가 된 이후에 나왔다.

밀라노는 AP에 "우리는 전국적으로 (이번 사안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내 제안이 사람들에게 우리가 자신의 몸에 대한 지배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역사적으로 성 파업이 정치개혁을 옹호하거나 저항하는 데 사용돼왔다고 강조했다.

밀라노는 원주민 이로쿼이족 여성들이 1600년대 무분별한 전쟁에 반대하기 위해 성관계를 어떻게 거부했는지를 사례로 들었다.

가장 최근에는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여성들이 지난 2003년 오랜 기간 지속한 내전에 반대하며 성 파업을 한 사례도 있다고 밀라노는 전했다.

밀라노의 성 파업 제안을 둘러싸고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찬반 논쟁이 거세다.

동료 배우이자 가수인 벳 미들러와 다수의 팬들은 트위터에 성 파업 동참을 요구하는 글을 올리는 등 밀라노를 적극 지지하는 반면,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밀라노의 제안을 비판하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밀라노는 비판론에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자신의 트윗이 결국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밀라노는 낙태를 합법화하는 1973년 '로 대(對)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이 뒤집어지기를 바라는 공화당의 바람대로 관련법이 보수적 성향으로 기울어진 미 연방대법원에 의해 결정되는 건 두려운 일이라고 우려했다.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조지아주 법안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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