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반군, '물류 요충지' 호데이다에서 철군 개시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예멘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는 11일(현지시간) 오전 10시부터 예멘 남서부 물류 요충지인 호데이다 시의 항구에서 철군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반군의 통치기구인 최고혁명위원회의의 무함마드 알리 알후티 의장은 전날 철군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날 이를 실행했다고 밝혔다.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방송은 유엔의 참관 아래 호데이다, 라스-이사, 살리프 등 3개 항구에서 철군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AFP통신 등 주요 외신도 현지 목격자를 인용해 철군 개시 사실을 전했다.
유엔 휴전감시단(병력재배치조정위원회)은 전날 반군의 철군 계획을 발표하면서 "예멘 정부와 반군의 지난해 12월 휴전 합의를 실현하는 첫 번째 단계로, 11∼14일까지 진행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호데이다 시 주변에 병력을 배치한 사우디 주도의 아랍동맹군이 철수할 예정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휴전감시단은 아랍동맹군에 철군을 촉구했다.
알후티 의장은 트위터에 10일 "침략국 미·영·사우디·아랍에미리트와 그 동맹이 휴전합의 이행을 거부함에 따라 우리의 군대만 철군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예멘 정부의 모아마르 알에르야니 공보부 장관은 11일 트위터에 "휴전합의를 이행하는 모든 조처를 환영한다"라면서도 "유엔과 예멘 정부가 공동으로 검증하지 않는 반군의 일방적인 철군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와 반군은 스웨덴에서 만나 최대 격전지이자 예멘 물류의 70%를 차지하는 호데이다에서 휴전하고, 올해 1월 초까지 이곳 밖으로 병력을 재배치하기로 합의했다.
예멘으로 지원되는 구호품도 호데이다를 통해 전달된다.
그러나 이후 양측은 상대방이 이 합의를 어겼다고 상호 비방하면서 합의 이행이 흐지부지됐다.
양측은 올해 2월 유엔의 중재로 호데이다에서 철군하기로 다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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