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일관되고 꾸준한 재벌개혁 추진…새로운 방법론도 확립"

입력 2019-05-11 09:07
김상조 "일관되고 꾸준한 재벌개혁 추진…새로운 방법론도 확립"

"박근혜 정부는 초기 6개월만 하다 중단…문재인 정부는 10년 이상 갈 것"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개혁을 이루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엄정하고 지속가능한, 일관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1일 오전 OBS '초대석'에 출연해 재벌개혁에 대한 질문에 "재벌개혁을 위해서는 변화한 환경에 맞는 새로운 방법론을 확립해야 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과거에는 정부가 힘을 갖고 규제 입법을 통해 재벌개혁을 했으나 지금과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래 지속가능한 재벌개혁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재벌개혁을 위해 ▲ 엄정하고 일관된 법 집행 ▲ 기업이 스스로 변화하도록 유도하는 포지티브 캠페인 ▲ 필요 최소한의 영역에서 새로운 법 제도 구축 등 3가지 방향으로 재벌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사실 박근혜 정부 초창기 6개월간 일감 몰아주기 규제나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 많은 개혁적인 제도가 도입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가 재벌개혁에 실패한 것은 그 기간이 6개월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6개월만 하는 개혁이 아니라 5년, 10년 이상 갈 수 있는 일관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재벌기업에서 3세 승계가 이뤄지고 있는데 과거 할아버지나 아버지 세대보다 도전정신이 약해졌고 자기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재벌기업이 적절한 타이밍에 결정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지배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영계가 외국 투기자본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포이즌필'(Poison Pill)과 같은 방어장치를 요구하는 데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포이즌필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경영권 침해 시도가 있으면 신주를 발행할 때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국 투기자본으로부터 공격받은 사례는 많지 않다"며 "외국에서 포이즌필 등이 도입된 것에는 나름의 역사적 배경이 있을 것인데, 지금은 이런 제도를 쉽게 허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임기 3년차를 맞이해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부처간 협업체계를 구축할 방침을 밝혔다.

그는 "정부의 과제를 한 부처가 하나의 법률만으로 해내기는 어렵다"라며 "부처간 협업을 통해 공공부문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고 하도급 문제에서도 여러 부처와 함께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도급 거래 관행에서는 민간부문에서 제도 개선이 많이 이뤄졌으나 오히려 공공부문에서 과거보다 많이 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최저가 낙찰제와 감사 문제 등 제약이 많아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학습지 교사 등 특수형태 근로자 처우 개선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이들과 같은 특고는 사실상 노동자이면서 형식적으로는 사업자"라며 "이들이 사업자적인 성격이 있다면 공정한 계약과 거래를 통해 권익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위해 고시와 지침 등을 개정하고 모범규준, 표준계약서 등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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