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트 스피치 안 돼" 英 30여 단체, 유럽의회 선거앞 공동성명

입력 2019-05-10 16:15
"헤이트 스피치 안 돼" 英 30여 단체, 유럽의회 선거앞 공동성명

자선 및 노동, 인권 단체들 참여…"증오와 분열 조장"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영국의 자선 및 노동, 인권 분야 30여개 단체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을 향해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를 중단하도록 촉구했다.

헤이트 스피치는 인종이나 민족, 종교 등을 토대로 한 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 및 혐오 발언을 일컫는다.

이들의 요구는 오는 23일 선거를 앞두고 유럽에서 반(反)이민·반(反)이슬람을 주장하는 극우 정당들이 지지율을 높여가는 가운데 나왔다.

이들 단체는 공동성명에서 각 정당을 향해 "증오와 분열"을 조장하는 후보자들에 대해 "모든 필요한 조처"를 촉구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영국 산업별 노동조합 상급단체인 영국노동조합회의(TUC), 국제앰네스티, 성 소수자 권익단체인 '스톤월'(Stonewall)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우리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부분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도록 선동하는 데 이용돼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영국의 문제를 다른 인종, 민족이나 종교, 이주 노동자, 난민 등에게 책임을 묻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선거가 사회 현안을 논의할 중요한 시기이지만 그 결과가 어떻든 증오와 분열을 조장하도록 오용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공동성명은 의회 차원에서 분열을 부채질할 수 있는 후보자들의 거짓 주장을 공개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며 의회의 역할을 주문했다.

TUC의 사무총장은 인디펜던트에 "선거 중 혹은 후라도 인종주의나 여성 혐오, 또는 다른 형식의 증오를 위한 공간은 없다"며 정치인이나 시민단체들에 동참을 요구했다.

영국 내 최근 여론조사들에 따르면 극우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반유럽연합(EU) 성향의 신생 정당 브렉시트당과 주요 야당인 노동당이 선두자리를 놓고 경합하고 있다.

영국의 여론조사기관인 콤레스(ComRes)가 지난 8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브렉시트당은 26%의 지지를 얻어 노동당(27%)을 바짝 뒤쫓고 있다.

현 집권 보수당은 한 참 뒤떨어진 14%의 지지를 얻었으며, 그 뒤를 자유민주당(11%)과 '체인지 UK'(Change UK·8%)가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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