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행 광역버스 폐선 잇따라…"적자 누적 심해"

입력 2019-05-12 08:00
수정 2019-05-13 03:46
서울∼인천행 광역버스 폐선 잇따라…"적자 누적 심해"

M6635번·M6336번 이어 광역버스 2500번도 운행 중단

인천시 "재정 지원 불가…자구책 마련하도록 할 것"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광역버스가 적자 누적으로 노선을 폐선하거나 폐지를 앞두고 있어 시민들의 불편이 우려된다.

12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광역버스 운수업체 천지교통은 전날부터 2500번(인천 계산동∼서울 공덕동) 광역버스 운행을 중단했다.

천지교통은 2014년 해당 노선에 버스 7대를 투입했다가 최근에는 이를 3대로 줄여 운행했는데도 적자가 누적돼 폐선 절차를 밟게 됐다고 밝혔다.

장용덕 천지교통 전무는 "수익이 나려면 하루 승객이 200명 이상은 돼야 하는데 실제 승객 수는 100여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장 전무는 "해당 노선에서 지난해에만 4억원의 적자가 났다"며 "노선 변경을 통해 정상화를 도모해보려고 했으나 더는 버티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또 다른 운수업체 이삼화관광이 M6635번(송도∼여의도)과 M6336번(송도∼잠실) 등 광역급행버스 2개 노선의 버스운행을 중단한 바 있다.

이삼화관광은 연간 5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쌓여 해당 2개 노선 운영이 어려워졌다며 국토교통부에 전격 폐선 신청을 했다.



지난해 7월 6800번(인천 청라∼광명역) 노선을 폐선했던 선진여객은 적자 누적으로 올해 1800번(인천 청라∼서울역) 노선을 추가 폐선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선진여객은 1800번 노선에서 광역급행버스를 운행하다가 지난해 4월 일반광역버스로 전환했는데도 적자가 쌓여 폐선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신강교통도 1101번(인천 마전동∼서울역)을 운영하면서 적자가 계속되자 해당 노선 운영을 중단할지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홍재민 신강교통 차장은 "2016년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 뒤 승객 수가 급감하면서 해당 노선에 1년에 4∼5억 정도 적자를 보고 있다"고 털어놨다.

홍 차장은 "인천시 등에서 지원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버텼는데 더는 노선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광역버스 운수업체들은 인천지하철 2호선 등 교통수단이 늘어났는데도 요금 인상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 등이 이뤄지지 않아 폐선이 잇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서울과 인천을 연결하는 광역버스 노선은 현재 모두 23개로 10개 운송업체가 운영하고 있다.

김광수 선진여객 전무는 "인천시 예산이 투입되는 BRT(간선급행버스)나 GRT(유도고속차량) 등이 도입되면서 영업환경이 악화했으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는 오르고 요금은 제자리라 도저히 수익을 낼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인천시는 광역버스 운수업체에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은 알지만, 노선조정 권유 이외에 업체에서 요구하는 재정 지원 등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8월 인천지역 6개 광역버스 운수업체들은 경영난을 호소하며 노선 폐지 신고서를 시에 제출했다가 이를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시는 운송업체들에 재정 지원을 할 수는 없다며 폐선 신고를 수리한 뒤 시가 직접 광역버스를 운영하는 '완전 공영제'를 도입하는 카드를 들고나온 바 있다.

이진오 인천시 버스정책과 주무관은 "기존 환승할인이나 유류 보조금 지원 이외에 추가 재정 지원을 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며 "꾸준히 광역버스 운송업체들과 협의해 노선조정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시내버스 요금 인상 필요…인력 부족 등 해결"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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