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목조건축물 국내서도 볼 수 있나…현재 5층이 최고

입력 2019-05-11 08:00
고층 목조건축물 국내서도 볼 수 있나…현재 5층이 최고

노르웨이 18층 '미에스토르네'가 세계 최고



(대전=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산림청이 목조건축 활성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이른 시일 내에 국내에서도 고층 목조건축물 탄생이 기대된다.

지난달 준공된 경북 영주 '한그린목조관'(높이 19.12m, 지하 1층, 지상 5층)이 국내에서 가장 높은 목조건축물이다.

하지만 외국에는 노르웨이의 18층(85.4m) 건물 '미에스토르네'를 포함해 고층 목조건축물이 곳곳에 있다.

외국 고층 목조건축물 사례와 목조건물의 장점 등을 알아본다.

◇ 세계 곳곳의 고층 목조건축물

11일 산림청에 따르면 현재 세계 최고층 목조건축물은 노르웨이의 미에스토르네다.

이 건물에는 호텔과 아파트 등이 입주해 있다.

2010년 국제초고층학회로부터 '올해의 고층빌딩'에 선정된 영국 런던의 '슈타트하우스'는 세계 최초로 지어진 고층 목조빌딩이다.



29m 높이인 이 건물은 골격부터 외벽, 계단까지 모두 목재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3천400여개의 목재를 사용해 만든 스페인의 랜드마크 '메트로폴 파라솔'은 세계 최대 규모 목조건축물이다.

너비 70m에 높이 26m인 이 건축물은 독특한 외형으로 많은 관광객에게 사랑받는다.

캐나다 리치몬드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목재 지붕을 가진 빙상경기장 '리치먼드 오벌'이 있는데, 면적이 무려 2천500㎡에 육박한다.

이밖에 스웨덴에서는 42층 목조건축물 시공계획이 완성됐고, 일본과 미국 시카고도 각각 70층과 80층 규모의 초고층 목조빌딩 건축계획을 수립했다.



국내 최고층 목조건축물인 한그린목조관에는 국내 건축 법규상 목조건축 높이 기준(18m)을 만족하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이 개발한 구조용 집성판(CLT)과 실제 건축 때 요구성능에 부합한 구조부재 접합기술 등 다양한 연구개발 성과가 적용됐다.



5층 이상 목조건축물에 요구되는 2시간 내화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기둥·보로 사용하는 구조용 집성재와 벽체·바닥체로 사용하는 구조용 집성판 시스템이 적용돼 향후 국내 고층 목조건축의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상 목구조는 높이가 18m 이하로 제한되지만 한그린목조관 같은 시험용 건물의 경우 불에 2시간 이상 견디는 내화구조를 인정받는 등 성능기준을 통과하면 더 높은 건축도 가능하다.

일반적인 목조건물에도 적용하기 위해 산림청이 국토교통부 등과 협조해 높이기준 완화를 추진 중이다.

◇ 목재는 다른 건축자재에 비해 약하지 않을까

흔히 철골조 건축물이 목조건축물보다 강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자세히 알고 보면 목재는 철이나 콘크리트보다 훨씬 강한 고성능 건축 자재다.

지진 등 외부 힘으로 건물이 받는 충격은 건물(건축 자재)의 중량에 비례하는데, 목재는 다른 건축 재료보다 경량이기 때문에 철골조 건축물보다 가벼워 외부 충격에도 강하다는 것이 산림청 설명이다.

실제로 목재의 비강도(무게대비 인장강도)는 콘크리트의 225배, 철의 4.4배이고 압축강도는 콘크리트의 9.5배, 철의 2.1배이며 휨강도는 콘크리트의 400배, 철의 15.3배에 이른다.

◇ 목조건축물은 불에 잘 타지 않을까

목재는 불이 붙는 재료여서 화재에 취약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목재의 열전달 속도는 매우 낮다.

표면에 불이 붙는 착화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목재는 화재가 발생하면 표면의 탄화한 부분이 열전달을 추가로 차단해 내부가 탄화하는 것을 막는다.

크게 손상되지 않은 목재 내부가 건축물 하중을 견딜 수 있다.

반면 철이나 알루미늄은 화재 때(400도, 5분 이내 기준) 강도가 40% 이하로 감소해 훨씬 위험하다.

◇ 목조건축물 지진에 안전한가

1995년 일본 고베에서 규모 7.2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대다수 건물이 무너졌는데, 목조주택은 다른 건물에 비해 적은 피해를 보면서 목조건축물의 내진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이 입증됐다.

목재는 철근과 콘크리트 등 다른 건축 자재와 비교했을 때 무게에 대한 강도가 커서 지진으로부터 버틸 수 있는 능력이 크다.

건축물 무게가 무거울수록 건축물 구조부재에 가해지는 지진하중이 커지는데, 목조건축물은 다른 건축물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워 그만큼 지진하중이 작다는 것이다.

ye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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