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스타트업] 구자철·손아섭·김동현도 단골, 동의과학대 스포츠재활센터

입력 2019-05-26 11:01
[U~스타트업] 구자철·손아섭·김동현도 단골, 동의과학대 스포츠재활센터

전남 트레이너 출신 허강 팀장 1인 기업 창업 후 대표 재활시설도 우뚝

야구·축구·격투기 등 다양한 종목 국내외 연간 1천300명 이상 관리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모든 운동에는 부상이 따를 수밖에 없다."

스포츠 선수에게 가장 큰 적은 부상이다. 경기력은 물론 선수 생명과도 직결되는 악재다.

우수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도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조기 은퇴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선수 대부분은 단기간 월등한 성적보다 부상 없이 오래 꾸준히 운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많은 관중 앞에서 승부를 가려야 하고, 개인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프로선수는 본인 의지와 달리 늘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실제로 크고 작은 부상을 겪는다.

문제는 부상 선수가 의학적 치료를 마친 뒤에 스포츠 현장에 복귀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이를 돕는 게 스포츠 재활인데, 국내외 프로선수 상당수가 이 분야에서 손꼽는 곳이 부산에 있다.

학교기업인 부산 동의과학대 스포츠 재활센터다.

2012년 개소 이후 이곳과 인연을 맺은 선수 이름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야구는 롯데자이언츠 톱타자 손아섭·롯데자이언츠 수호신 손승락·프로야구 최고 포수 강민호 등 50여명이 센터 도움을 받았다.

축구는 분데스리거 구자철을 비롯해 국가대표 김영권·박주호 등 400명 이상이다.

이종격투기(MMA) 함서희·김동현·최두호도 이곳에서 거듭났다.

농구는 박혜진·박언주 등 10명이 재활을 받았고, 이장군·강한 등 카바디 국가대표팀도 센터를 거쳤다.

연간 1천300명이 넘는 국내외 선수들이 이 센터를 찾는다.

센터는 본래 1인 기업으로 시작했다.

센터 허강(47) 팀장이 10년 전인 2009년 3년제인 이 대학 물리치료과에 입학해 1기생으로 졸업하면서 2012년 3월 1일에 창업했다.



체육학을 전공했던 허 팀장은 10년간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에서 트레이너 생활을 하다 늦깎이로 대학생이 됐다.

허 팀장은 "트레이너 생활을 오래 했지만,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흔을 앞둔 나이에 조카뻘 동기들과 학업에 매진한 허 팀장은 졸업을 앞두고 당시 학과장이던 이태식 교수에게 스포츠 재활센터 창업 의사를 밝혔다.

프로선수가 부상 이전의 경기력을 회복하려면 신체 컨디션 회복 프로그램인 스포츠 재활이 필수지만, 부산에는 그런 기반이 전무했다.

지방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은 큰 비용을 들여 서울로 가야 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허 팀장을 눈여겨본 이 교수는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고, 이런 계획을 보고받은 김영도 총장도 흔쾌히 허락했다.

센터는 대학 스포츠센터인 석당문화관 출입구 부근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자리 잡았다.

창업 이후 첫 달 매출은 1천만원에 가까웠고, 매년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허 팀장은 센터 개소 초기 2년간 주말이면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않고 축구 등 초중고 주말리그 현장에 나가 센터를 홍보했다.

이후 김민철 전 부산 아이파크 프로축구단 의무팀장이 합류하는 등 현재는 베테랑 팀장 4명이 센터를 이끌고 있다.

센터는 주요 종목별 재활프로그램을 준비해 동작 분석과 훈련, 자세 교정과 단련 등을 거쳐 심리적 불안감을 없애는 운동심리 프로그램까지 더해 재활 성과와 경기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부산 최고 시설로 평가받는 스포츠센터 수영장, 웨이트 트레이닝, 인조 잔디 구장 등과 각종 첨단장비를 활용한다.

센터에는 손상된 근력 상태와 힘의 정도를 디지털 그래프로 나타내는 '등속성 근 관절 기능검사기'까지 갖춰져 있다. 이 장비는 대당 가격이 1억4천만원으로 서울 태릉선수촌에서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내 기숙사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몇 달간 머물며 집중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다.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구단은 매년 1월이면 신인 관리 시스템인 '리틀 빅' 프로그램을 센터에 맡기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에 혹사한 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경기력을 장담할 수 없고 잦은 부상 등으로 선수 생명도 짧아지게 된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다 보니 부상 선수는 물론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찾아오는 선수나 일반인도 많다.

다른 대학에서도 센터 사례를 벤치마킹하려고 찾아오는 경우도 부쩍 늘고 있다.



센터는 물리치료과 학부생 현장실습 지원은 물론 프로구단 인턴십까지 연계한 취업 지원에도 주력하고 있다.

연간 250명 이상이 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며 실무능력을 갈고닦는다.

게다가 센터는 수익을 교육 활동에 재투자해 학교 발전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허 팀장은 "스포츠 재활 분야 선두주자로서 차별화·전문화한 서비스를 제공해 우리 학교가 다양한 방면에서 명성을 얻는 데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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