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연구로 건설허가…"의료용 동위원소 자급 시대 연다"

입력 2019-05-10 14:15
수정 2019-05-10 14:28
기장연구로 건설허가…"의료용 동위원소 자급 시대 연다"

반도체 재료 생산도 가능…산업·의료 복지 증진 기여 전망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10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기장연구로 건설을 허가함에 따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건설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 건설사업은 2022년 3월까지 진행되며, 사업비는 총 4천389억원이 투입된다.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의료용 동위원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장연구로(수출형 연구용 원자로·열출력 15MW)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에는 방사성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원자로가 없어, 해외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방사성의약품 품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2008∼2010년에는 일부 해외 원자로 가동이 중지되며, 암 전이 검사에 필요한 몰리브덴 99(Mo-99) 공급이 끊기는 일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국내 종합병원에서는 관련 검사가 대폭 줄어드는 '검사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2022년께 기장연구로가 부산 기장군 장안읍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에 들어서 운영되면 몰리브덴-99, 요오드-131(I-131), 이리듐-192(Ir-192) 등 의료용 동위원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몰리브덴-99는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요오드-131은 70%, 이리듐-192은 90%를 자급하고 있다.

정부는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도 이런 의료용 동위원소를 연간 약 450억원어치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장연구로에서는 중성자 도핑을 이용한 반도체 재료 생산도 가능하다. 중성자 도핑은 실리콘을 중성자에 쪼여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이다.



하부구동 제어장치, 판형 핵연료 등 검증된 최신 기술이 적용된다는 점도 기장연구로의 특징이다. 정부는 기장연구로 건설을 통해 우리나라의 연구로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대전 원자력연구원에 있는 '하나로' 원자로는 연구가 목적이지만, 기장연구로는 산업과 국민의료 복지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셈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지진 안전성 및 기술적인 심의가 끝나고 이제 건설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사업 계획대로 연구로 건설을 통해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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