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BC, '로열 베이비' 침팬지에 비유한 방송인 해고

입력 2019-05-09 21:32
수정 2019-05-09 21:56
英 BBC, '로열 베이비' 침팬지에 비유한 방송인 해고

인종차별 지적 제기되자 조치…당사자 "그냥 재밌는 이미지였을 뿐" 해명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공영 BBC 방송이 최근 해리(34)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37) 왕자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침팬지에 비유하는 듯한 트윗을 올린 라디오 방송진행자를 해고했다고 9일(현지시간) 로이터, dpa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앞서 마클 왕자비는 지난 6일 오전 5시 26분(영국서머타임·BST) 3.2kg의 사내아이를 출산했다.

아이의 이름은 '아치 해리슨 마운트배튼-윈저'(Archie Harrison Mountbatten-Windsor)로 정해졌다.

영국 해리 왕자 부부, 아들 '아치' 첫 공개…"매우 유순해" / 연합뉴스 (Yonhapnews)

마클 왕자비는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아치 역시 최근 영국 왕실 내에서 태어난 첫 번째 혼혈아다.

BBC 라디오5 진행자인 대니 베이커(61)는 전날 해리 왕자 부부가 아들을 대중에 첫 공개했다는 뉴스와 함께 잘 차려입은 커플이 작은 침팬지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의 이미지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이후 이같은 트윗이 인종차별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BBC는 베이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BBC는 "매우 심각한 판단 실수이며, BBC가 구현하려는 가치에 반한다"면서 "대니는 매우 흘륭한 방송인이지만 더이상 진행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니 베이커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인종차별적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냥 재밌는 이미지였다. 왕실 내 다른 '로열 베이비'가 태어났거나,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같은 백인 정치인의) 아이, 심지어 내 아이에게도 이같은 이미지를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마클 왕자비와 사귈 당시부터 영국 언론과 소셜미디어가 마클에 대한 지나친 모욕과 공격을 가해왔다고 불만을 표시한 적이 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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