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FTA 개정 성과 자찬하다 또 '과장'
"前정부, 25만개 일자리 희생 협정서명" 주장…NYT "신뢰할만한 추정치 못찾아"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자신의 임기 중 성과로 내세우는 과정에서 수치를 과장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패너마시티비치에서 한 유세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던 중 한국과의 FTA 개정협상 문제를 꺼냈다.
그는 "지난 정부(오바마 정부)는 거의 10만개의 일자리를 희생시키는, 아니 실제로는 25만개의 일자리를 희생시킨, 한국과의 형편 없는(disastrous) 무역협정에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때 국무장관(힐러리 클린턴)과 대통령(버락 오바마)은 이 협정이 25만개의 (미국)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 두 사람은 그것(협정)이 우리가 아니라 한국을 위한 것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정확히 옳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일자리들을 회복하고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구해내기 위해 한국과 전면적인 재협상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한미 FTA가 미국에 불공정한 협정이라고 공언했고, 당선 후 개정 협상을 진행해 작년 9월 자동차 부분에서 미국의 요구가 일정 부분 수용된 개정협정 서명을 마쳤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과장됐다고 비판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로 잃을 수 있다고 주장한 '거의 10만개'의 일자리 수치의 경우 '경제정책연구소'(EPI)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9만5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추정한 연구 결과와 비슷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의회조사국 같은 일부 싱크탱크의 경우 이 연구의 방법론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한미 FTA가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만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작은 수준이라고 추정하는 다른 연구결과도 있음을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감소했다고 주장한 '일자리 25만개'의 경우 신뢰할 만한 추정치를 찾을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오바마 행정부가 FTA를 통해 2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부분과 관련, 오바마 행정부는 25만개가 아니라 7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이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통한 관세 수입 규모, 허리케인 피해를 본 푸에르토리코에 대한 지원 금액, 멕시코와의 무역적자 규모 등 최소 8개의 주장이 과장됐거나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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