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막판 협상과 절충으로 '버스파업 대란' 피해야
(서울=연합뉴스) 버스업계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전국 주요 도시 버스노조가 압도적인 찬성으로 잇달아 파업을 가결함에 따라 '버스 대란'이 우려된다. 부산, 울산, 광주, 충남의 버스업체 노조가 대부분 95% 이상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고 가장 큰 혼란이 예상되는 서울과 경기도의 노조도 파업을 결정할 전망이다. 관련 인원과 차량만 한국노총 소속 전국 노선버스 노조의 절반인 4만여명, 2만여대에 이를 정도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이 10일 긴급대표자 회의를 열어 파업 여부와 일정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만큼 막판 타결이 없다면 15일부터 파업이 시작돼 수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게 된다.
이번 사태는 지난해 주 52시간 근무 체제가 도입된 이래 버스업체에 1년간 적용된 특례가 오는 7월 1일 없어져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근무 시간이 줄어드는 데서 촉발됐다. 자동차노련은 주 52시간 근무 시행에 따른 인력 충원과 임금 감소분 보전을 요구해 왔지만 요금 인상 등을 놓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업계가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 막다른 골목에 이른 형국이다. 버스 문제는 근무 형태의 특성과 지역별 여건 차이 등으로 난제이긴 하지만 지난 1년의 기간에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와 정부, 지자체 당국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주 52시간제 도입을 놓고 논란이 있지만 우리 사회가 궁극적으로 가야 할 방향이라면 시의적절한 보완책으로 제도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버스업계는 매년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대로 임금을 인상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고 버스의 공공성 때문에 적자 노선을 함부로 없앨 수도 없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버스요금이 2015년 이후 동결된 상태라서 요금 인상 요인이 있다는 국토부의 진단에도 설득력이 있다. 시외ㆍ고속버스 운임 인상 권한은 국토부에 있지만, 이번에 문제가 되는 시내버스 요금 조정 권한은 지자체에 있는 만큼 특히 지자체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시점이다.
버스업체도 적자 해소를 위한 경영 효율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요금 인상은 결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버스업계와 노조는 근무 여건 호전에 걸맞게 운행 안전과 서비스 개선을 고민해야 한다.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임금 조정이 있어야 하지만 버스기사들에게만 부담을 지울 수는 없다. 정부는 지자체들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요금을 조정하도록 협의, 유도하고 사안에 따라 선택적인 국고 지원도 검토해야 한다. 경기도만 버스요금을 인상할 경우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도에 의해 인상에 따른 수익이 서울 등 다른 지자체에 돌아가 인상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경기도 버스업계의 지적도 유념해야 한다.
전국에서 노선버스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경우 버스업계의 요금 인상 요구에 노사와 도의회, 관련 소비자단체가 8일 회동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를 나타냈다는 소식에 주목한다. 관련 업체와 당국이 절충과 타협의 노력을 기울여 파업은 막아야겠지만 만일의 사태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특별수송대책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 전세버스 동원, 지하철 운행 조정, 택시 부제 해제 등 가능한 수단은 다 동원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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