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배우 의문의 교통사고…경찰, 음주여부 집중 수사

입력 2019-05-09 11:17
수정 2019-05-09 17:06
숨진 배우 의문의 교통사고…경찰, 음주여부 집중 수사

남편 "사고 당일 지인들과 술…아내 음주 여부 못 봤다"



(김포=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새벽 시간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한가운데에 차량을 세운 뒤 하차했다가 뒤따라 오던 차량 2대에 치여 숨진 20대 배우 사망 사고와 관련해 갖가지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경찰은 "사고 당일 영종도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셨다"는 피해자 남편의 진술을 확보하고 이 배우도 함께 술을 마시고 차량을 몰았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9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배우 A(28·여)씨가 숨진 사고가 발생한 건 지난 6일 오전 3시 52분께였다. 사고 지점은 김포시 고촌읍 인천공항고속도로 서울 방향 김포공항IC 인근 개화터널 입구였다.

A씨는 사고 직전 자신이 몰던 흰색 벤츠 C200 승용차의 비상등을 켜고 편도 3차로 중 한가운데인 2차로에 차를 세웠다. 이후 조수석에 타고 있던 남편이 먼저 차에서 내려 갓길로 가는 모습이 인근을 지나던 다른 차량 블랙박스에 찍혔다.

남편이 차에서 내린 뒤 10여초가량 지나 운전석에서 내린 A씨는 차량 뒤쪽으로 걸어가 트렁크 앞에 멈춰섰다. 그는 트렁크 앞에서 몸을 1∼2차례 숙이고 좌우로 비트는 행동을 한 직후 뒤따라 오던 택시와 올란도 승용차에 잇따라 치여 숨졌다.

A씨 남편은 경찰에서 "내가 소변이 급해 차량을 세우게 됐고 인근 화단에서 볼일을 본 뒤 돌아와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A씨 남편은 가드레일이 설치된 갓길이나 가장자리 3차로가 아닌 고속도로 한 가운데 2차로에 아내가 차량을 세운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A씨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2차로를 도로 끝 3차로로 착각해 한가운데 차로에 정차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A씨가 트렁크 쪽에 서서 몸을 1∼2차례 숙이는 모습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경찰에 제공한 다른 차량 운전자도 당시 차량 내에서 지인과 대화를 나눌 때 "토하는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A씨가 사고 전 남편과 함께 술을 마셨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 남편은 "사고 당일 영종도에서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면서도 아내의 음주 여부에 대해서는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의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그의 남편이 술을 마셨던 가게와 동석자들을 조사하고 있다. 또 A씨를 부검하는 과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도 측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음주운전 여부를 조사 중"이라며 하지만 "A씨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는 사고 당시 녹음 기능이 꺼져 있어 A씨 부부의 대화는 저장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A씨를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로 택시기사 B(56)씨와 올란도 승용차 운전자 C(7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해당 고속도로의 제한속도인 시속 100㎞를 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도로교통공단에 의뢰해 두 차량의 사고 당시 속도 등을 분석하고 있다.

걸그룹 출신인 A씨는 TV 드라마·영화·연극에서 조연으로 최근까지 활동한 배우로 파악됐다. 남편과는 2개월 전인 올해 3월 결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알려진 이후 A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추모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공항고속도로 사고로 숨진 배우 남편 "술 마셨다"...부인은?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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