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 장신 수비수 정태욱 "대구 스리백의 힘은 경쟁 속 긴장"

입력 2019-05-09 10:15
194㎝ 장신 수비수 정태욱 "대구 스리백의 힘은 경쟁 속 긴장"

이적 이후 자리 잡으며 데뷔골 기쁨까지…"출전·무실점 경기 늘리고파"

(대구=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올해 프로축구 화제의 팀인 대구FC의 경기력을 논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게 김대원-세징야-에드가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를 앞세운 화끈한 공격이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대구가 이번 시즌 어느 팀을 만나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선전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스리백을 기반으로 한 '짠물 수비'다.

K리그1 10경기에서 5골밖에 내주지 않으며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 중이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선 조별리그 5경기 5실점(10득점)하며 16강 진출 청신호를 켰다.

중앙 수비진엔 홍정운(25), 김우석(23), 박병현(26), 한희훈(29) 등이 주축을 이룬 가운데 올해 가세한 194㎝의 장신 수비수 정태욱(22)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뛰다 올해 대구에 합류한 정태욱은 초기엔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으나 팀이 3개 대회를 동시에 치르는 강행군 속에 출전 수를 늘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K리그에서 5경기 출전하는 데 그쳤으나 올해는 리그에서만 이미 4경기에 출전했고, 8일 멜버른 빅토리(호주)를 상대로 챔피언스리그 경기도 치렀다.

특히 멜버른전에서는 무실점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빛을 발하며 4-0 완승의 발판을 놨다.

후반 8분 코너킥 상황에서 강윤구의 크로스에 처음엔 머리를 갖다 댔으나 골키퍼에게 막히자 흘러나온 공을 오른발로 마무리해 감격의 프로 데뷔 골을 기록했다.

전반 공세를 몰아치고도 페널티킥으로만 한 골을 뽑아내는 데 그친 대구는 이 골을 기점으로 신바람을 타며 대승했다.

피지컬은 물론 속도에서도 떨어지지 않는 그는 대구 구단이 김대원(22), 정승원(22)만큼이나 기대를 거는 '젊은 피'다.



특히 세트피스 상황 등의 공격 옵션으로도 신임을 얻고 있다.

정태욱은 "골 상황도 감독님이 저에게 지시해주셔서 가능했다. 코너킥 때 관련 전술을 넣어주신 덕분"이라면서 "제공권을 바탕으로 세트피스 연습을 많이 해서 득점을 많이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 중앙 수비진 활약의 원동력으로 선의의 경쟁을 꼽았다.

"다른 중앙 수비수 형들의 장점을 보고 배우려고 한다. 예를 들면 한희훈 형은 빌드업이나 커트가 좋아 운동할 때 많이 참고한다"면서 "경쟁 속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어서 각자가 발전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버이날 부모님 앞에서 프로 데뷔골을 넣어 더욱 뜻깊다며 기뻐한 정태욱은 "아직 경기 출전 수에 만족하진 않는다. 기회를 더 받고자 제가 노력하겠다"며 "기복 없이 제 자리를 찾으면서 형들과 더 많은 무실점 승리를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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