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오늘 5년만에 검찰 출석…뇌물수수·성범죄 의혹 조사
건설업자 윤중천과 대질신문 검토…구속영장 청구 저울질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뇌물수수·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이 5년여 만에 다시 검찰에 출석한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9일 오전 10시 김 전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김 전 차관은 출석 요구에 응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을 상대로 건설업자 윤중천(58)씨로부터 성접대와 뇌물을 받았는지 등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을 캐물을 방침이다.
김 전 차관은 연루된 의혹이 광범위한 만큼 두 차례 이상 검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김 전 차관이 윤씨와 성범죄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을 알지도 못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면 한 차례 조사로 끝날 수도 있다.
검찰은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씨를 함께 소환해 김 전 차관과 대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윤씨는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6일까지 모두 여섯 차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윤씨는 검찰에서 "2007년쯤 김 전 차관이 목동 재개발 사업을 도와주겠다며 사업이 잘 풀리면 집을 싸게 달라고 요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가 대표로 있던 중천산업개발은 2005년 말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 131번지 일대에서 재개발 사업을 진행했으나 2008년 무렵 분양가 상한제로 사업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검찰은 윤씨로부터 "김 전 차관이 검사장으로 승진한 2007년 승진 청탁이 이뤄진 데 성의 표시를 하라는 뜻으로 몇백만원이 담긴 돈 봉투를 건넸다"거나 "김 전 차관이 2008년 별장에 걸려 있던 서양화 한 점을 가져갔다"는 등 뇌물죄 적용을 시도해볼 만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윤씨와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 이모씨 사이의 보증금 분쟁에 김 전 차관이 관여했다는 진술도 확보하고 제3자뇌물죄가 성립하는지 법리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2007년 이씨에게 명품 판매점 보증금 명목으로 1억원을 줬다가 이듬해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고, 이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가 취소했다. 윤씨는 최근 검찰에서 "김 전 차관이 1억원을 포기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차관과 윤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씨의 진술을 토대로 김 전 차관을 조사해 특수강간이나 불법촬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할 방침이다.
검찰은 윤씨와 김 전 차관 등 관련자들 진술의 신빙성, 뇌물수수죄 공소시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김 전 차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3월15일 차관에 취임했으나 성접대 동영상 파문으로 엿새 만에 자진 사퇴했다. 이후 두 차례 검·경 수사를 받았지만 2013년 11월과 이듬해 12월 각각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경찰은 당시 김 전 차관이 입원 중인 병원을 방문해 조사했고, 검찰은 한 차례 비공개로 소환한 바 있다. 이씨의 고소로 시작한 두 번째 수사에서는 김 전 차관에 대한 직접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김 전 차관이 2005∼2012년 윤씨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정황이 있다며 지난 3월 말 검찰에 수사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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