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n스토리] 심장마비 숨진 근검절약 교수…유산 1억 장학금 기부
유족 "생전 어려운 학생 돕고 싶다…제자 사랑 남달라"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대학교수였던 가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부인과 자녀가 고인이 몸담은 대학에 유산 1억원을 기부했다.
2008년 부경대학교를 정년퇴임을 한 고 임우조 교수(기계공학과) 부인 김윤자(72) 씨와 아들 임진영(52) 씨 등은 8일 오후 부경대 대학본부 3층 총장실을 찾아 학생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김영섭 총장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
장남 진영씨는 "이 돈은 지난 2월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유산"이라며 "생전에 경제 사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돕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던 아버지 뜻에 따라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1975년 부경대에서 30년 넘게 학생을 가르친 임 교수는 '부식과 방식', '기계 재료 부식과 방식' 등 저서를 남기고 마그네슘을 이용한 첨단 부식방지시스템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등 부식연구 분야에서 인정받는 학자다.
진영씨는 "학교와 제자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아버지는 전공 분야 연구도 열심히 했지만 어떻게 하면 제자들이 취업을 잘 하고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을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는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시절 집안 형편이 어려워 직접 학비를 벌어 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녔던 아버지는 항상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족 외식도 잘 하지 않을 만큼 근검절약이 몸이 밴 분"이라며 "우리에게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법을 물려준 아버지가 이번 기부 소식을 들으면 분명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부경대는 이 기부금을 임 교수가 재직했던 기계공학과 학부생과 대학원생 장학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c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