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허가제는 과잉 규제…업계 의견 반영해야"
동물문화산업협회 창립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동물원과 수족관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꾸는 내용의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관련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의 동물원과 수족관, 동물카페 등이 회원사로 참가한 한국동물문화산업협회는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고 "동물원법 개정안은 잘못된 근거를 바탕으로 유례없는 규제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에 따르면 국회에서 논의 중인 동물원법은 동물원이나 수족관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꾸고 관람객이 동물을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것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해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가 평생을 좁은 사육장 안에 갇혀 살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졌고 국회에 동물원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에 대해 협회는 "허가제 시행으로 사설 동물원과 수족관이 대거 폐업하면 해당 동물원과 수족관에 있던 동물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업계 종사자의 일자리도 줄어든다"고 우려했다.
또 동물원법이 2018년 6월 개정되면서 동물원과 수족관들이 시설을 개선하고 인력도 추가했는데 8개월 만에 새로운 개정안이 나온 것은 너무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환경부가 검사관을 충원해 동물원 환경 등을 제대로 점검하면 현행 동물원법으로도 동물보호와 국민 안전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번 개정안의 근거인 인수 공통질병 전파 위험에 대해서도 대부분 허위·과장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이나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동물과 접촉하고 먹이를 주는 동물원이 운영되고 있으며, 위생상 해결책으로 철저한 손 씻기를 강조하는 정도인데 접촉을 100% 금지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것이다.
또 파충류와 접촉 시 살모넬라균에 감염될 위험도 야채나 과일을 통한 감염 가능성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설명했다.
지효연 동물문화산업협회장은 "동물원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중소 동물원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며 "입법 과정에서 공식적인 토론회나 간담회를 통해 업계 종사자 목소리를 반영하고 검사관 제도를 제대로 시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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