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츠와나 등 아프리카 4개국 "상아 무역 허용하라"

입력 2019-05-08 15:41
보츠와나 등 아프리카 4개국 "상아 무역 허용하라"

엄격한 통제 아래 일부 허용 요청키로…코끼리 수는 10년간 급감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보츠와나 등 아프리카 남부 4개국 정상들이 국제사회에 상아 무역 허용을 촉구하기로 결의했다고 AFP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츠와나, 나미비아, 잠비아, 짐바브웨 등 4개국 정상은 이날 보츠와나 북부 도시 카사네에서 회담을 열고 국제적으로 상아 무역을 금지한 현행 규제를 완화해 엄격한 통제 아래 거래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 대한 로비 활동을 벌이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성명에서 "카방고-잠베지 통합보전구역 내 아프리카코끼리의 중요도에 대해 숙고했다"며 "총 개체는 줄었지만, 보츠와나와 짐바브웨 같은 나라에는 코끼리가 많다는 자료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끼리 개체가 계속 증가하면서 한정된 자원을 두고 벌이는 경쟁과 기후 변화로 인류와 코끼리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상아 원자재를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의 허가를 받은 상대와 거래할 수 있도록 완화하는 방안도 CITES에 제안했다.

앞서 CITES은 1989년 모든 아프리카코끼리의 개체를 멸종 위기로 인해 상업적 거래가 전면 금지되는 '부속서 1항'에 포함시켜 상아 거래를 막았다.

이번 '코끼리 정상회담'을 개최한 보츠와나의 모크위치 마시시 대통령은 "남들이 우리 코끼리에 관해 토론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을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회담에 참석한 3개국 정상에게 코끼리 발로 만든 의자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BBC는 상아 무역의 허용을 촉구하기 위한 강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마시시 대통령은 취임 두 달 만인 지난해 6월 코끼리 사냥을 금지하는 정책을 재검토하는 위원회를 만들면서 환경 보호론자였던 이안 카마 전 대통령의 코끼리 사냥 금지 정책을 뒤엎었다.

아프리카에는 전 세계 코끼리의 3분의 2가 있으며 그 중 보츠와나에 15만 마리, 짐바브웨에 10만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주로 상아 밀렵 등으로 아프리카코끼리가 급감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현재 개체 수는 41만5천 마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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