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평행대치…민주 "황교안 대권투쟁" 한국 "文정부 낙제점"
오늘 민주 원내대표 경선…5월 국회 소집 불가피 전망
바른미래 오후 의총…손학규 "한국·평화와 합친다고 얻을 게 뭐 있나"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이은정 기자 =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여야의 지루한 대치가 변곡점을 향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국회정상화를 둘러싼 여야의 강 대 강 대립이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출과 함께 교착 상태인 정국에 변화가 발생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4월 국회가 성과 없이 빈손 종료한 만큼 추가경정예산(추경) 심사를 포함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등 뒷전으로 밀린 현안을 다루기 위해 5월 국회 소집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은 8일 자유한국당의 장외투쟁에 십자포화를 퍼부으며 황교안 대표를 직접 겨냥,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한국당이 전국을 도는 장외투쟁에 돌입했는데 뉴스를 보니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장외투쟁이 과거에 야당의 저항수단으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폭력사태를 전 국민이 지켜본 상황에서는 길어질수록 역풍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로 임기를 마무리하는 홍영표 원내대표는 "황교안 대표가 대권에 대한 욕심 때문에 국회를 볼모로 국회를 파행시키고 있다"며 "민생투쟁하겠다고 하는데 정확한 표현은 대권투쟁"이라고 황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박광온 최고위원 역시 "지금이라도 대권투쟁이라는 지적을 받지 않으려면 당장 국회로 돌아와 민생추경과 입법을 함께해 달라"며 "지금처럼 소비심리가 살아날 때 재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추경의 적시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이번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이인영, 노웅래, 김태년(기호순) 후보 모두 국회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어 일단 협상 테이블로 한국당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경남지역에서 이틀째 장외투쟁을 이어갔다.
전날 부산에서 '민생투쟁 대장정'을 선언한 황 대표는 이날 경남 거제에 위치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해 대우조선 매각 반대 범시민대책위와 간담회를 가졌다.
황 대표는 간담회에서 "한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몇십만명이 걸려 있는 문제인데 졸속 행정이 된 게 아니냐"면서 "일부 국가기관 관련자들의 결정에 많이 의존해서 결정이 이뤄진 게 아닌가, 잘못된 결정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국당은 또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이틀 앞두고 국회에서 잇달아 당 회의와 토론회를 열고 현 정부를 전방위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행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여러 가지 실정이 곳곳에 곰팡이처럼 피어나고 있다"며 "청와대 하명만 있으면 법도 없다. 불법적 패스트트랙을 비롯해 각종 민간인 사찰, 블랙리스트 등 불법이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 정권은 소득주도성장, 반기업정책, 포퓰리즘이라는 세 가지 악의 축으로 마이너스 정권이 되고 있다"며 "이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은 이제는 갈 곳이 없다. 그동안 주장했던 평화는 미사일로 돌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내홍 사태도 분수령을 맞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김관영 원내대표 중도 퇴진 문제를 논의한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 민주평화당과 합친다고 우리가 얻을 게 뭐가 있겠느냐"면서 "사보임 문제로 논란이 많았지만 김 원내대표가 사죄했고 임기가 불과 한 달 정도 남았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 의원들이 김 원내대표 퇴진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어 오후 의총에선 양측의 격렬한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