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부패 캠페인 가속…신장 자치구 前 주석 재판 회부
누얼 바이커리 前 국가에너지국장 기소…위구르족 출신중 최고위급
20년간 권력 남용하고 막대한 뇌물 수수한 혐의로 선양법원서 재판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강력한 반(反)부패 사정을 예고한 상황에서 고위 공직자들을 겨냥한 '사정 캠페인'이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 봉황망(鳳凰網), 펑파이신문(彭拜新聞·thepaper.cn) 등에 따르면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 주석을 지낸 누얼 바이커리(努兒 白克力) 전(前) 국가에너지국장 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이 부패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중국 국가감찰위원회는 누얼 바이커리에 대해 조사를 마쳤으며, 최고인민검찰원은 누얼 바이커리를 부패 혐의로 기소해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재판을 받도록 넘겼다고 중국 언론 매체들은 전했다.
최고인민검찰원은 누얼 바이커리가 "권력을 남용하고, 지위를 이용해 타인으로부터 막대한 돈과 재산을 뇌물로 받았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누얼 바이커리가 1998년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성도인 우루무치(鳥魯木齊)시 당 위원회의 부서기 직을 맡은 때부터 20년가량 지속해서 뇌물을 수수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 사정 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앙기율위)는 지난 3월 누얼 바이커리에 대해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쌍개(雙開) 처분을 내렸다.
쌍개는 중국 공산당이 당원에게 내리는 최고의 징계처분이다. 당직과 공직 두 가지를 동시에 박탈하는 징계처분이어서 쌍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당시 중앙기율위는 누얼 바이커리의 혐의에 대해 당 기율을 위반해 탐욕스럽고 타락한 생활을 했으며, 대규모 가족형 비리를 저질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권력을 이용해 성을 매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누얼 바이커리는 소수민족인 위구르족 출신 가운데 최고위직에 오른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2012년 공산당 중앙위원으로 선출된 데 이어 2014년에는 장관급인 국가에너지국장을 맡아 화려하게 중앙 정치무대에 진출했다.
그는 2018년 9월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중앙기율위로부터 쌍규(雙規) 처분을 받고, 구금상태에서 조사를 받아 왔다. 쌍규는 중국 공산당이 중대한 기율 위반을 한 당원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할 때 진행하는 절차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조사를 받는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 부패 혐의로 낙마하는 중국의 고위 공직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중앙기율검사위는 지난달 29일 산시(陝西)성 당 위원회의 첸인안(錢引安ㆍ54) 전 비서장에 대해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쌍개 처분을 내렸다. 첸 전 비서장은 산시성 공산당의 이인자였다.
신화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첸 전 비서장은 기업인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고 선물과 헬스클럽 회원권 등을 받은 혐의다.
특히 그는 친링산맥 북쪽의 불법 호화별장을 철거하라는 시 주석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작년 11월 쌍규 처분을 받고 구금 상태에서 조사를 받아 왔다.
앞서 중앙기율위는 지난달 28일 먀오루이린(繆瑞林) 전 저장(浙江)성 부성장에 대해서도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쌍개 처분을 내렸다고 중국 언론 매체들은 전했다.
또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6일 소식통을 인용해 쓰촨(四川)성의 펑위싱(彭宇行·57) 부성장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중국 '개혁·개방 1번지'로 불리는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시의 리화난(李華楠) 전 부서기 겸 정법위원회 서기가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쌍개 처분을 받았다.
2013년 집권 이후 반부패 캠페인에 착수한 시 주석은 올해도 강도 높은 사정을 예고한 상태다.
시 주석은 지난 1월 11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19기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반부패 투쟁에서 거둔 압도적인 승리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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