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상흑자 6년9개월만에 최저…월간으론 83개월째 흑자(종합)

입력 2019-05-08 11:43
1분기 경상흑자 6년9개월만에 최저…월간으론 83개월째 흑자(종합)

배당 쏠린 4월엔 일시적 경상적자 가능성…한은 "흑자냐 적자냐 예단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반도체 등 주력 수출상품 부진 여파로 올해 1분기 경상수지가 6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3월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를 보면 올해 1∼3월 경상수지는 112억5천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이는 2012년 2분기 109억4천만 달러 흑자 이후 가장 적은 흑자 규모다.

반도체 업황 부진 등 영향으로 수출이 줄면서 상품 수출 및 수입의 차액인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196억1천만 달러로 쪼그라든 탓이다. 1분기 상품수지 흑자는 2014년 1분기(170억6천만 달러) 이후 최소치를 나타냈다.

1분기 수출은 1천375억 달러로 1년 전보다 8.4% 줄었다. 분기별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16년 3분기(-3.9%)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1분기 수입이 1천178억9천만 달러로 1년 전보다 7.6% 감소하면서 상품수지 흑자를 유지했지만, 수출이 줄어든 가운데 내수 부진과 투자 위축으로 수입이 동반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 양상을 보였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세계교역량 둔화와 반도체 및 석유류 수출 감소,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 감소세 지속이 1분기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수입 감소는 기계류 등 자본재의 수입 감소와 원유 도입 단가 하락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3월분 국제수지 통계만 따로 보면 경상수지는 48억2천만 달러 흑자를 나타내 8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상품수지 악화 영향으로 흑자 폭은 작년 3월(51억 달러)보다 줄었다.

세부 항목을 보면 3월 수출이 479억3천만 달러로 1년 전보다 9.4%(49억6천만 달러) 감소한 가운데 수입이 394억7천만 달러로 1년 전보다 9.2%(40억1천만 달러) 줄었다. 상품수지는 84억7천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3월 중 서비스수지는 23억4천만 달러 적자를 나타내 작년 3월(22억6천만 달러 적자)보다 적자 폭을 늘렸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이 3월 중 특허권 사용료로 3억∼4억 달러를 지급한 여파로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 적자(9억5천만 달러)가 일시적으로 많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반면 여행수지 적자는 3월 중 5억7천만 달러를 나타내 작년 3월(13억4천만 달러 적자) 대비 개선됐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 완화와 한중관계 개선으로 일본인, 중국인을 중심으로 국내 입국자가 작년보다 많이 늘어난 반면 내국인 출국자는 증가세가 둔화한 영향을 받았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은 3월 중 61억8천만 달러 규모로 순자산이 증가했다.

주요 특징을 보면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3월 중 55억8천만 달러 증가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해외 주식투자가 34억 달러 늘었고, 해외 채권투자도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21억8천만 달러 늘었다.

3월 중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4억8천만 달러, 국내 채권투자는 6억5천만 달러 늘었다. 다만 1분기 기준으로 볼 때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14억1천만 달러 감소했다.

한편 상품수지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배당액 송금이 집중되는 4월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4월 무역수지 흑자폭(41억2천만 달러)이 작년 4월(61억6천만 달러)보다 줄면서 이런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통관기준 상품수출입 차이를 나타내는 무역수지는 국제수지를 구성하는 상품수지와는 작성기준이 다소 다르지만 서로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

다만, 연말 결산 법인들의 지난해 배당금 지급액이 전년 대비 감소한 점은 경상수지 악화를 경감하는 요인이다.

이와 관련, 박 국장은 "4월 경상수지가 일시적으로 소폭 적자 또는 소폭 흑자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 상황에서 흑자냐 적자냐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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