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력갱생' 역사까지 소개…"생사존망의 사활적 문제"
"조선 혁명의 전 역사는 자력갱생의 역사" 강조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하노이 노딜' 이후 연일 자력갱생노선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이 자력갱생의 역사까지 소개하며 체제의 생사존망이라고 역설했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자력갱생은 조선 인민의 빛나는 전통'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 인민은 자력갱생을 나라와 민족의 생사존망과 관련된 사활적인 문제로 간주하고 있다"며 "조선 혁명의 전 역사는 자력갱생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자력갱생으로) 최근 연간 제국주의와의 결사적인 대결 속에서 (핵·경제) 병진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하고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최상의 지위에 올려세웠으며 금속·화학·기계공업을 비롯해 경제를 주체화하는 데서 전진을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또 "1990년대에도 제국주의 연합세력의 반공화국 고립 압살 책동이 악랄해질수록 자력갱생의 기치를 높이 들고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강조해 '고난의 행군' 때의 어려웠던 상황도 소개했다.
통신은 자력갱생이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에서 시작됐고, 광복 이후와 전후 시기 전 과정에서도 고수돼 "사회주의 공업화를 단 14년 동안 실현"할 수 있었다며 "오늘도 자력갱생을 번영의 보검"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정권 수립 이후 지난 70여년간 체제의 근간으로 유지해온 자력갱생을 앞으로 김정은 정권에서도 지속해서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주장한 셈이다.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자력으로 부흥하는 사회주의 강국을 일떠 세울 것이다' 제목의 '정세해설'에서 자력갱생이 아니었다면 "우리의 국호도 빛을 잃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신문은 "제국주의자들은 고분고분하지 않은 나라들에 제재를 들이대며 압력을 가하고…저들의 말을 들으면 '제재를 해제하고 경제적 번영을 이룩하게 해줄 수 있다'고 유혹"하고 있지만 "그들이 돈주머니를 내흔드는 것은 정권 교체를 실현하고 예속시키자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하노이 노딜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비핵화를 유도하며 내세우는 '경제 부흥'을 '정권 교체' 의도로 받아들이면서 노골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그러면서 "제국주의자들의 원조를 받아 자주적 발전과 번영을 이룩한 나라는 없다"며 오히려 "제국주의자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었지만, 원조를 받기는 고사하고 침략만 당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더는 제재 해제에 목을 매지 않을 것"이라며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건설'을 '포스트 하노이' 노선으로 천명한 이후 주민들에게 외세의존을 버리라고 촉구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도 미국을 향해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chs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