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美민주 자료제출 충돌 격화…이번엔 납세자료
재무·금융자료 요구는 이미 법정공방…백악관 참모 의회 증언 놓고도 충돌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을 찾아내기 위한 전방위 조사를 공언했지만 번번이 자료 제출 거부에 직면하며 양측 간 파열음만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가 결국 불기소로 마무리되자 다수를 차지한 하원의 조사권을 활용해 공격 소재를 찾고 있지만 내년 대선을 앞둔 정치 공세로 치부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잇따른 비협조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속인 리처드 닐 하원 세입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6년 치 소득세 신고서를 제출하라고 한 요구를 거부했다고 AFP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은 닐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료 요구는 합법적 목적이 결여돼 있다"며 "자료 제출은 위험한 선례를 남기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역대 대선 후보들은 자신의 납세자료를 공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2016년 국세청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또 당선되면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하원 세입위원장과 상원 재무위원장이 개인 납세자료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자료 확보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한 것이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닐 세입위원장은 "변호사와 상의해 적절한 대응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법정 공방으로 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 로이드 도깃 하원 의원은 "우리는 즉각적인 법적 행동이 필요하다. 이 나쁜 대통령이 나쁜 선례를 만들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의 자료 거부에 직면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가 시절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10년 치 재무기록을 확보하려고 소환장을 발부하자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또 하원 정보위원회와 금융서비스위원회가 러시아 내통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며 은행 9곳을 상대로 금융거래 자료 제출을 요구한 데 대해서도 소송으로 맞대응한 바 있다.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결과를 놓고서도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하원 법사위는 특검보고서 편집본이 아닌 전체본을 제출하라는 요구를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는 8일 바 장관의 행위가 의회모욕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결의안 채택 여부 표결에 나서기로 했다.
법사위는 또 뮬러 특검을 증언을 듣기 위한 청문회를 추진 중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정치적 공세라며 출석 반대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의 핵심 키로 지목된 돈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을 비롯해 백악관 전·현직 참모들의 의회 출석과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특권을 발동해 저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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