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웜비어 몸값지불' 논란 관련 폼페이오에 공개서한

입력 2019-05-07 05:49
수정 2019-05-07 06:21
美민주, '웜비어 몸값지불' 논란 관련 폼페이오에 공개서한

하원 외교위원장·상원 외교위 간사 공동명의…"北정권의 잔혹한 본질" 진상규명 요구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상·하원 외교위'투톱'이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 당시 미국측이 북한의 '200만 달러 청구서'에 서명했던 것과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앞으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것으로 6일(현지시간)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앞서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달 25일 이러한 내용을 보도하자 "한 푼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부인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전임 버락 오바마 정권 시절 인질 몸값 지불 문제를 공격하며 차별화를 시도해왔다는 점 등에서 미측이 청구서에 서명했다는 것 자체가 논란이 됐다.

민주당의 엘리엇 엥걸(뉴욕) 하원 외교위원장과 밥 메넨데스(뉴저지) 상원 외교위 간사는 지난 3일 공동명의로 작성,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오토 웜비어의 체포와 구금, 사망은 북한 정권의 잔혹하고 타락한 본질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외국 기관에 의해 인질로 잡힌 미국 시민들의 석방을 보장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믿는다"면서도 "이 사안이 다뤄진 방식이 자칫 대북 외교에 있어서나 미국 시민들이 생명의 위험에 처한 다른 현안들에 있어서나 미국의 국가 안보상 이익과 관련해 복잡성을 더했을 수 있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에게 5월17일까지 답을 달라며 9개의 공개 질의를 했다.

이들은 공개서한에서 ▲조셉 윤 당시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017년 6월 방북하기 전에 국무부나 중앙정보국(CIA), 백악관이 웜비어의 석방을 위한 병원 치료비 등을 북한이 요구할 것이라는 점을 사전에 예상하거나 인지하고 있었는지 ▲윤 당시 특별대표에게 청구서에 서명하라고 한 최고 책임자는 누군지 ▲대북 지급이 미국의 독자 제재 또는 유엔 안보리 제재에 저촉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지 등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또한 ▲윤 당시 특별대표가 청구서 서명을 재가받았을 때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도 200만 달러 지급에 대한 허가증을 발부했는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뭔지 ▲대북 지급 관련 청구서나 협상 과정에서 시한이나 그 외 다른 조건들이 포함됐는지 여부 등도 물었다.

이와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웜비어의 체포와 재판, 구금 등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는지 아닌지와 웜비어가 사망 직전 상태에 이르기까지 풀려나지 못한 것과 관련해 김 위원장의 책임이 있는지에 대한 국무부의 판단도 질의했다.

이들은 ▲(지급에 대한) 서면 약속이 당시 대북정책 및 전략에 미칠 영향에 대한 국무부의 평가는 무엇이었는지, 당시 국무부 평가가 백악관 또는 다른 부처에 제공됐는지 ▲대북 지급 약속을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후속 협상 및 대북 외교에 어떤 파급 효과가 미쳤는지 ▲미국이 여전히 200만 달러 지급 약속 이행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답변도 요구했다.

앞서 당시 방북해 서명한 당사자인 윤 전 특별대표는 서명 사실을 인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언급한 바 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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