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에르도안 뜻대로…'야당 승리' 이스탄불서 재선거

입력 2019-05-07 02:18
결국 에르도안 뜻대로…'야당 승리' 이스탄불서 재선거

최고선거위원회 '野 시장 당선 무효화' 결정

野 긴급회의 열어 대응방안 논의…'재선거 소식에 리라화 급락'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한 지 20일만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뜻대로 재선거 결정이 내려졌다.

터키 최고선거위원회(YSK)는 6일(현지시간) 이스탄불 시장선거 결과를 무효로 판단하고, 재선거를 결정했다고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YSK의 집권당 '정의개발당'(AKP)쪽 위원인 레제프 외젤은 통신의 보도가 맞는다고 확인했다.

YSK 위원 11명 중 7명이 재선거를 원하는 AKP의 손을 들어줬다고 터키 국영 테레테(TRT) 방송이 전했다.

재선거 일정은 다음달 말로 잡혔다.

앞서 3월 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가 AKP의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를 꺾고 승리했다.

이마모을루 후보는 재검표·재개표를 거쳐 17일 이스탄불 광역시장 당선증을 받았다.

두 후보의 표차는 약 1만4천표로, 득표율 격차가 0.2%포인트로 나타났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이 1994년 이스탄불 시장으로 선출된 지 25년만에 가장 뼈아픈 선거 패배를 기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는 이스탄불 선거에서 '조직적인 부정행위'가 벌어졌다고 주장하며, 결과를 무효로 하고 재선거를 시행하라고 YSK에 요청했다.

이스탄불 검찰과 경찰은 대대적인 선거부정 수사에 착수했다.

CHP는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스탄불 재선거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터키리라화 가치가 급락했다.

이날 오후 8시께 리라화는 전날보다 미국 달러화 대비 2.4% 넘게 하락, 1달러당 6.113리라에 거래됐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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