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반도주' 인니 한인기업 파산선고…체불임금 일부 곧 지급

입력 2019-05-06 23:54
'야반도주' 인니 한인기업 파산선고…체불임금 일부 곧 지급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대표이사가 임금을 체불한 채 잠적해 물의를 빚었던 인도네시아의 한인 기업이 결국 파산선고를 받았다.

6일 현지 교민사회와 업계에 따르면 자카르타상업법원은 이날 서(西)자바주(州)의 봉제 업체 SKB에 대해 파산을 선고했다.

이 업체는 작년 8월부터 임금을 체불하기 시작했으며, 대표이사 A씨는 같은 해 10월 잠적해 현재 한국에 있다.

이로 인해 생계를 위협받게 된 직원은 4천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파산이 확정된 만큼 SKB는 공장 부지와 자산을 매각하는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핵심 관건이었던 체불임금 지급 문제는 차츰 해결의 실마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A씨가 지난달 9일 인도네시아에 송금한 자금 80억 루피아(약 6억5천만원)를 이용해 오는 7일부터 일부 직원들이 밀린 임금을 받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내 양대 노조 중 한 곳이 회사 측과 합의해 해당 노조 조합원 662명의 2018년 8∼10월 임금이 7일 노조측에 전달된다"고 말했다.

그는 "A씨가 송금한 돈이 체불임금 총액보다 적은 까닭에 직원들이 받는 돈은 체불액의 74.5%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SKB 직원 2천여명이 속해 있는 인도네시아 섬유연맹노조(SPN)는 아직 체불임금 지급 관련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은 상태여서 체불임금 지급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이 덜 받은 급여와 퇴직금 등은 자산 청산 절차가 진행되면서 구체적인 지급 규모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7일 SKB 사태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당국과 적극적으로 공조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현지 교민사회는 이번 사건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2천500여개 한인 기업 상당수가 이미지 훼손 등 피해를 보게 되자 자정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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