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키프로스 해역 시추 곧 시작"…美 "도발적 조처에 우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가 지중해 분단국 키프로스 해역에서 자원 탐사 시추를 시작한다는 소식에 미국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터키 외무부는 북(北)키프로스 튀르크공화국(북키프로스)의 승인을 얻어 북키프로스 주변 해역에서 에너지 탐사 시추를 시작할 것이라고 앞서 3일 발표했다.
외무부는 시추 작업이 9월까지 진행된다고 예고했다.
그리스계 키프로스공화국(키프로스) 매체에 따르면 터키 시추선이 작업하는 해역은 키프로스가 주장하는 배타적경제수역 내부다.
이튿날 그리스 외무부는 동(東)지중해에서 시추를 중단하라고 터키에 촉구했다고 일간지 휘리예트 등 터키 매체가 보도했다.
미국도 압력에 가세했다.
미국 국무부의 모건 오태거스 대변인은 5일(미국동부 현지시간) "키프로스공화국이 배타적경제수역으로 여기는 해역에서 터키가 시추를 시작하려 한다는 발표에 미국은 깊이 우려한다"고 밝힌 것으로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전했다.
오태거스 대변인은 "터키의 조처는 매우 도발적이며 주변 지역에 긴장을 조성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터키에 시추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모든 당사자에게 자제력을 발휘하라고 당부했다.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키프로스는 그리스계와 튀르크계의 충돌로 혼란을 겪던 중 1974년 그리스와 가까운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군이 섬을 침공해 북부를 점령, 나라가 둘로 쪼개졌다.
그리스계 키프로스가 국제법적으로 인정받는 정식 국가다.
분단 후 그리스·키프로스와 터키·북키프로스는 동지중해 해상 경계를 놓고 이견을 빚고 있으며, 동지중해에서 대규모 자원 매장량이 확인되면서 갈등이 심화했다.
렉스 틸러슨 전 미국 국무장관이 장관직에 취임하기 전 약 11년간 회장을 지낸 엑손모빌 등 여러 서방 에너지 대기업이 키프로스 정부의 승인을 얻어 동지중해에서 에너지 개발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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