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실축한 방향으로 다시…집념의 박주영, 기어코 극장골
시즌 첫 슈퍼매치서 극적 동점골…"한 번 더 차고 싶다고 자원했어요"
(수원=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축구 FC 서울의 간판 공격수 박주영(34)이 라이벌 수원 삼성과의 2019년 첫 슈퍼매치에서 패배 위기의 팀을 구해내며 이름값을 했다.
박주영은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1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페널티킥 동점 골로 1-1 무승부의 주역이 됐다.
그는 팀이 0-1로 끌려다니던 후반 정규시간 막바지 자신이 얻어낸 귀중한 페널티킥을 한 차례 실축해 슈퍼매치 리그 13경기 무패 행진 중단의 '역적'이 될 뻔했다.
오른발로 골대 왼쪽을 노렸는데, 수원 골키퍼 노동건의 선방에 막히자 박주영은 패배를 예감한 듯 머리를 감싸 쥐며 탄식했다.
하지만 추가시간 6분이 다 흐르고 여전히 패색이 짙을 때도 박주영의 '승부사' 기질은 변함없었다.
페널티 아크 왼쪽 프리킥 상황에서 그가 페널티 지역 안으로 낮게 찔러준 것을 받아 쇄도하던 고요한이 노동건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때 다시 키커로 나선 박주영은 또 한 번 같은 발, 같은 방향으로 골대를 노렸고, 노동건도 같은 방향으로 몸을 날렸으나 이번엔 박주영이 이겼다.
경기 후 만난 박주영은 "두 번째 페널티킥 때는 제가 한 번 더 차고 싶다고 표현했고, 감독님이 그렇게 하라고 해주셨다"고 귀띔했다. 두 번째 페널티킥 상황은 원래 윤주태가 차야 할 차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주영의 자신감, 최용수 감독과 동료들의 믿음이 '극장골'을 빚어낸 셈이다.
박주영은 "첫 번째를 놓쳤기 때문에 무조건 넣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제가 잘 차는 방향으로 강하게 차고 싶었고, 그게 잘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번째 페널티킥의 발판이 된 프리킥에 대해선 "세트피스를 많이 준비했다. 기회가 되면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상황이 오지 않아 많이 쓰지 못했다"면서 "오늘을 위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박주영은 "중요한 경기에서 못 넣으면 경기도 지고 분위기 곧 안 좋아질 수 있어서 실축 때 아쉬움이 남았는데, 선수들이 괜찮다고 해줘 고맙게 생각한다"며 "어려운 경기였고, 비겨서 아쉽지만 좋은 팀으로 가기 위해 더 끈끈해졌다는 점에서 좋은 경기였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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