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민간기업 자체개발 소형로켓 발사 첫 성공…"우주 진입"

입력 2019-05-04 10:18
日 민간기업 자체개발 소형로켓 발사 첫 성공…"우주 진입"

시판 재료 사용 '가격파괴'…위성 수요 늘어 민간 로켓 경쟁 치열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일본 민간 기업이 자체 개발한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고 NHK가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소재 벤처기업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즈'(이하 '인터스텔라'로 표기)가 만든 소형로켓 '모모 3호기'가 이날 오전 5시 45분 홋카이도 다이키초(大樹町)에서 발사됐다.



인터스텔라는 이 로켓이 목표한 고도 100㎞의 우주 공간에 도달해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민간 기업이 단독으로 개발한 로켓이 우주 공간까지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모 3호기는 길이 10m·직경 50㎝ 크기로 약 20㎏ 정도의 관측기기를 싣고 있으며 약 4분간 무중력 환경에서 전자기기 실험을 할 수 있다고 NHK는 전했다.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능력은 아직 없으며 2023년에 이를 실현해 인공위성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것이 인터스텔라의 계획이다.

인터스텔라가 로켓 개발 과정에서 추구하는 목표 중 하나는 이른바 '가격파괴'다.

저가 로켓을 만들기 위해 가급적 특별 주문 부품 대신 시판되는 재료와 부품을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몰에서 유통되는 금속 재료나 잡화·주택용품 판매점에서 취급하는 단열재 등을 사들여 활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비용을 줄였다.

탤런트 겸 사업가인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 씨가 2005년 과학저널리스트, 우주선 기술자, 아마추어 로켓 애호가 등과 더불어 만든 조직이 인터스텔라의 전신이다.

시작은 소박했으나 14년 만에 주목할만한 성과를 이뤘다.



인터스텔라는 2017년과 2018년에도 로켓 발사를 시도했으나 목표한 고도 100㎞에 도달하지 못하고 실패했으며 세 번째 도전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그간 일본의 우주 로켓 개발 사업은 일본 정부가 사실상 관리하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주도했다.

최근에 민간의 참여가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특히 초소형 인공위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일본 민간 기업이 설계·제조·발사한 로켓이 우주 공간에 도달한 것을 계기로 로켓 사업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인터스텔라 외에도 캐논 전자 등 4개 업체가 공동으로 설립한 '스페이스 원'이 2021년 발사를 목표로 로켓을 개발 중이다.

주요국에서도 민간이 로켓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1월에는 미국 벤처기업이 개발한 길이 17m의 로켓이 소형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고 같은 해 5월 중국 벤처기업은 군의 협력을 받아 길이 9m의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한국의 로켓 사업은 정부 중심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가 1993년 6월 4일 최초의 과학관측용 로켓인 과학1호'(KSR-1)를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하면서 한국도 우주 산업에 발을 들였다.

작년 11월 28일에는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에 성공해 미국, 러시아, 일본, 인도, 유럽연합(EU), 중국,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북한, 이란 등과 더불어 '발사체 엔진 기술 보유국'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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