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잡히던' 중력파 3차 관측서 한 달 사이 5건 포착

입력 2019-05-03 16:58
'안 잡히던' 중력파 3차 관측서 한 달 사이 5건 포착

블랙홀 관찰할 '중력파 천문학' 시대 더 빨라질 듯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난달 1일 중력파 검출을 위한 제3차 관측이 시작된 이후 불과 한 달 사이에 중성자별의 충돌에 따른 신호를 비롯해 5차례에 걸쳐 중력파 후보가 검출된 것으로 학계에 보고됐다.

중력파는 중성자별 충돌이 초신성 폭발 등처럼 우주 공간에서 큰 질량을 가진 물체가 새로 생겨나거나 파괴되면서 이에 따른 파동이 시공간의 일그러짐이라는 형태로 파도처럼 광속으로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예측했지만 100년만인 2015년 9월에야 처음 관측됐으며, 이후에도 지금까지 모두 10차례의 블랙홀 충돌과 한 차례의 중성자별 충돌에 따른 중력파만 관측돼왔다.

이런 중력파 신호가 아직 확증은 안 됐지만 3차 관측이 시작되고 불과 며칠 만에 5차례나 무더기로 나온 것이다.

3일 외신과 과학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라이고(LIGO)-비르고(Virgo) 중력파 연구단은 전날 전화 기자회견을 통해 검출기 성능을 개선해 3차 관측이 시작한 이후 한 달만에 ▲블랙홀 쌍성 병합 3차례 ▲중성자별 충돌 1차례 ▲블랙홀의 중성자별 병합 1차례 등 모두 5차례의 중력파 후보 사건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라이고와 유럽의 비르고 검출기를 통해 확인된 이 사례들은 추가 관측을 통해 확증될 때까지는 후보로 간주된다.

블랙홀 쌍성 병합은 각각 지난달 8일과 12일, 21일에 관측됐다. 지난 2015년 처음 관측된 중력파도 이런 블랙홀 쌍성 병합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지금까지 모두 10차례 관측된 바 있다.

중성자별 충돌(S190425z)에 따른 중력파 후보는 지난달 25일 루이지애나주 리빙스턴의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인 라이고와 이탈리아에 있는 비르고 검출기를 통해 포착됐다. 워싱턴주 헨포드의 라이고 검출기는 가동되지 않아 이를 잡아내지는 못했다.

중성자별 충돌일 가능성이 99%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위치는 3억7천만~6억4천만 광년 떨어진 곳으로 추정됐다.

지난 2017년 처음으로 확인된 유일한 중성자별 충돌(GW170817) 중력파는 약 1억3천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으며 검출기 3대 모두에서 확인됐다.

다음날인 지난달 26일에는 라이고와 비르고 검출기 모두에서 블랙홀의 중성자별 병합(S190426c)에 따른 중력파 신호가 검출됐다.



중성자별이 블랙홀에 병합되는 것이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또다른 중성자별 충돌에 따른 신호일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위치는 약 9억~16억 광년 떨어진 곳으로 지상과 우주망원경이 동원돼 블랙홀의 중성자별 병합에 따른 전자기나 우주입자 신호를 찾고 있는 중이다.

막스플랑크 중력물리연구소의 알렉산드라 부오나노 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3차 관측에서 더 넓은 우주를 들여다보는 만큼 중성자별이 다른 붕괴된 별과 충돌하는 것과 같은 더 희귀하고 극단적인 사건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력파 관측이 상시화하면 블랙홀을 직접 관찰하고 우주거리를 정확히 재 우주 나이를 측정할 수 있는 등 '중력파 천문학'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어 우주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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