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문화, '비싸고 오래'에서 '싸게 자주'로 바뀐다
홈퍼니싱·구독경제 트렌드에 리퍼브·렌털 시장 급성장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편리하고 개성 있게 집을 꾸미는 홈퍼니싱 문화가 확산하면서 가구 소비 패턴도 비싸게 사서 오래 쓰는 과거의 방식에서 저렴한 제품을 자주 바꾸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고가 제품 판매에 집중하던 가구업체의 사업 전략도 렌털 서비스에 이어 리퍼브 제품 판매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5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리빙·라이프 브랜드 까사미아는 최근 신세계그룹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에 리퍼브 매장을 열었다.
리퍼브는 '새로 꾸미다' '재단장하다'는 뜻의 영어 단어 '리퍼비시'(refurbish)에서 따온 말로 이월 제품, 매장 전시품, 고객으로부터 반품된 제품, 제조·유통 과정에서 흠이 난 제품, 폐업한 회사의 재고품 등이 해당한다.
까사미아는 구매자의 단순 변심으로 반품된 책상, 홍보 촬영용으로 사용된 소파, 매장에 전시됐던 옷장 등을 이 매장에서 최대 50% 싸게 판매하고 있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새것과 다름없는 고품질의 가구를 장만하려는 소비자들의 호응이 크다"며 "리퍼브 제품의 특성상 실물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려는 고객의 방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까사미아는 스타필드 고양점에서도 단종 및 이월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안마의자 업체 1위인 바디프랜드도 지난해 말 자사 1호 매장인 압구정점을 리뉴얼하고 리퍼브 제품을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가구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트렌드는 렌털 사업이다.
'가구 공룡' 이케아가 스위스에서 가구 렌털 사업을 선보인 가운데 국내에서는 침대 매트리스 렌털 사업이 뜨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일찌감치 2011년 국내 최초로 매트리스 렌털 및 케어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매출액 1천830억원에 계정 수 44만개를 달성했고, 올해는 2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렌탈케어도 지난 1월 매트리스 렌털 사업에 도전장을 낸 데 이어 현대리바트와 현대L&C 등 그룹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가구 및 인테리어 상품 렌털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렌탈케어는 이를 통해 지난해 468억원이던 매출액을 올해 900억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가구업계 1위 기업인 한샘은 매트리스 및 주방 후드를 정기적으로 관리해주는 케어 서비스를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고, 추가로 매트리스 렌털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업계는 1인 가구 증가와 홈퍼니싱 문화의 보급에 따라 다양한 상품군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공하기 위한 시도라고 풀이했다. 가입 기반의 구독경제 확산, 친환경과 자원 재활용을 강조하는 소비 트렌드도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구를 한번 사면 수십 년은 써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제품을 쓰고 관리까지 받으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업체로서도 다양한 사업모델을 확보해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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