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륙국가 네팔에 무역항 이용권 부여…"인도 견제용"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이 히말라야산맥 남쪽에 위치한 내륙국가인 네팔에 대해 자국의 항구와 도로, 철도를 무역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3일 네팔의 카트만두포스트와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과 네팔은 지난달 29일 베이징(北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비디아 데비 반다리 네팔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런 내용의 '통과ㆍ운송 협정' 보충협약에 서명했다.
앞서 중국과 네팔은 2016년 3월 '통과ㆍ운송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보충협약은 네팔이 제3국으로부터 물건을 수입할 때 중국의 톈진(天津), 선전(深천<土+川>), 롄윈강(連雲港), 잔장(湛江) 등 4개 항과 란저우(蘭州), 라싸(拉薩), 시가체의 육상 및 철도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은 또 네팔이 특정하지 않은 중국내 6개 지역을 통해 상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중국의 이런 조치는 네팔에 대해 제3국과 무역을 할 때 인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중국으로서는 인도를 견제하는 의미도 있다.
네팔은 북쪽으로는 중국과, 동ㆍ서ㆍ남쪽으로는 인도와 마주하고 있다.
하지만 네팔이 중국의 항만과 육로를 이용해 무역하기 위해선 자국 내 도로와 철도망을 정비해야 한다.
중국 시화(西華)사범대 인도연구센터의 룽싱춘(龍興春) 교수는 협약에 대해 "네팔의 무역이 여전히 인도를 거쳐 이뤄지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네팔의 인도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는 네팔의 최대 교역국이다. 네팔의 전체 수출액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인도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인도는 수십 년 동안 네팔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독점해 왔다.
하지만 2015년 양국 간 갈등으로 인도가 5개월간 봉쇄조치를 취하자 네팔은 중국에 손을 벌렸다.
중국은 이후 네팔에 대한 투자와 인프라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다리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하고 시 주석과 회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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