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리아, 북서부 반군지역 공습 강화…유엔 "14만명 피란"

입력 2019-05-03 01:58
러·시리아, 북서부 반군지역 공습 강화…유엔 "14만명 피란"

유에 인도주의조정국 "학교·병원·주거지에 폭격"

시리아 국영 매체 "軍, 테러조직 타격"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러시아군과 시리아군이 북서부 반군 지역에서 공격 수위를 높여 이 지역 불안이 다시 고조됐다.

러시아·시리아군이 지난달 30일부터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州) 남부와 하마주(州) 북부 일대의 '비무장지대'에서 공습과 포격을 강화했다고 AFP통신 등이 유엔과 구호단체 등을 인용해 2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 OCHA)의 파노스 뭄치스 시리아 담당 조정관은 시리아 북서부 학교, 의료시설, 주거지역이 공격을 받았다고 언론에 밝혔다.

뭄치스 조정관은 "이번 '통폭탄' 공격이 최근 15개월 중 가장 심했다"고 전했다.

통폭탄은 원통형 용기에 원유와 폭발물, 쇳조각 등을 넣어 제조한 조악한 폭탄으로, 정밀 타격이 이뤄지지 않아 무차별 살상 무기로 분류된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구호단체 '의료구호조직연합'의 카울라 사와 부회장도 "폭격을 피해 의료시설에서도 피란이 이어졌다"면서 "인도주의 재난이 벌어질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와 터키가 작년 9월 휴전에 합의한 완충지대 즉, '비무장지대'에서 집중적으로 벌어졌다.

북서부 비무장지대에는 30만명이 산다.

OCHA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1일까지 러시아·시리아군의 간헐적 공격으로 시리아 북서부 전역에서 14만명이 피란했다.

이 기간 200명이 넘는 주민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OCHA는 파악했다.

이날 시리아 국영 매체는 군이 하마 북부에서 '테러조직'을 공격했다고 군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군 소식통은 특히 시리아 반군 지역 대부분을 장악한 알카에다 계열 급진 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시리아 서부의 러시아공군 기지(흐메이밈 기지)를 노리고 무인기 공격 시도를 부쩍 늘렸다고 설명했다.

유엔은 300만명이 사는 이들립에서 러시아·시리아군이 대대적인 공세를 전개한다면 인도주의 재난이 벌어질 수 있다고 앞서 경고했다.

대규모 난민 사태가 재현될 우려도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장은 반군 지역 전면공격을 전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유엔은 3일 제네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담당 특사 제임스 제프리 등 7개국 시리아 담당 특사가 참석하는 시리아 회의를 연다.

이날 회의는 이들립 상황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