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경기 만에 첫 홈런' LG 김현수 "답답하고 미안했다"
팀 분위기 변화 이끈 김현수 "동료들, 자기표현이 늘어났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김현수(31·LG 트윈스)는 1일 잠실 kt wiz전에서 8회말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으나 중견수에게 잡혔다.
중심에 맞았다고 생각했지만, 타구는 생각보다 멀리 뻗지 않았다. 김현수는 스스로 "나도 이제 다 됐구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현수의 그 한탄이 환희로 바뀌는 데는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
김현수는 2일 잠실 kt전에서 1-3으로 따라붙은 3회말 2사에서 kt 선발 김민의 2구째 직구(145㎞)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연결했다.
개막 후 32경기 만에 터진 김현수의 시즌 마수걸이 홈런.
김현수의 홈런 봉인이 열리자 팀의 시즌 첫 연속 타자 홈런이 따라 나왔다.
LG는 김현수에 이어 채은성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단숨에 3-3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를 접전으로 만든 LG는 결국 8회말 오지환의 결승타를 앞세워 5-4 승리를 거두고 8연승을 질주했다.
LG는 이날 패한 SK 와이번스와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경기 후에 만난 김현수는 "빠른 공을 치려고 노렸는데, 마침 직구가 왔다"며 "연습 때 타격감이 괜찮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동안 홈런이 안 나와서 답답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팀에 미안했다"며 "기다리던 홈런이 나와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홈런이 늦었던 만큼 앞으로 좋은 타격 포인트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현수는 자유계약선수(FA)로 LG에 이적한 후 두 시즌 만에 주장을 맡았다.
주장 김현수는 팀의 많은 것을 바꿔놨다. 김현수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따라 하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김현수는 '관장' 칭호를 얻었다.
LG 선수단의 '안녕 세리머니'는 달라진 더그아웃 분위기를 반영한다.
류중일 감독은 "(김)현수가 좀 말이 많다. 활력소라는 의미다. 선수들이랑 자꾸 이야기한다"며 "투수 교체 상황 때도 외야수들끼리 모여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김현수는 이에 대해 "이제는 선수들이 조금은 자유롭게 자기표현을 하는 것 같다"면서도 "사실 더그아웃에서 잔소리를 많이 하는 편이라서 선수들은 짜증 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현수는 지금의 상승세에 취하지 않고 다가올 위기를 경계했다.
그는 "힘든 시기가 찾아왔을 때 팀 분위기가 침체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지루한 하루하루를 이겨내는 팀이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