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몽' 유지태 "김원봉 논란? 실존인물과 완벽히 달라"(종합)
4일 MBC 첫방송…이요원 "밀정 캐릭터 매력적, 꼭 하고 싶었던 작품"
윤상호 PD 역시 "김원봉 일대기 다룬 작품 아냐…알고는 넘어가야 할 인물"
中 자본도 투입…한한령 불구 지한파 중국 정치인 이례적 참석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MBC TV 토요극 '이몽'(異夢)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린다는 의도에 적확하게 부합한다.
이 작품은 민족 지도자 백범 김구를 중심으로 뜨겁게 싸운 이들과, 김원봉을 필두로 무장 항일투쟁을 이끈 의열단을 재해석한다. 조국 독립을 위해 '이도일몽'(二道一夢, 두 가지의 길과 하나의 꿈)을 향해 걸은 독립투사들 이야기로 의미와 재미, 묵직한 감동까지 안기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모든 분량이 사전제작을 마친 데다 '태왕사신기', '사임당 빛의 일기' 윤상호 PD, '아이리스' 시리즈와 '포세이돈' 조규원 작가가 만나 완성도에 대해 기대감이 크다.
지난해 먼저 임정 100주년 기념 사극의 포문을 연 tvN '미스터 션샤인'은 이름 없는 의병들에 주목해 호평받았는데, '이몽'은 어떻게 다른 스토리 라인과 연출을 보여줄지도 주목된다.
주연으로는 배우 이요원(39)과 유지태(43)가 나선다.
이요원은 독립군 밀정으로 이중생활을 하는 조선인 일본 의사 이영진을, 유지태는 무장투쟁 최선봉에 선 의열단장 김원봉을 연기한다.
이요원은 2일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의미 있고 뜻깊은 작품일 뿐만 아니라 방영 시점이 임시정부 100주년이라고 해서 정말 하고 싶었고, 개인적으로 굉장한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진은 밀정인데, 실제로 그 속에서 제가 살았다면 힘든 삶이었겠지만 그런 캐릭터를 표현하는 배우로서는 굉장히 매력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유지태는 "매 순간 대한독립이라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제 가슴이 뜨거워지고 피가 끓는 걸 느꼈다. 이후에는 애국가만 불러도 눈물이 난다"라며 "그 감동이 시청자들께 온전히 전달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는 후대에 평가가 다소 엇갈리는 약산 김원봉을 연기한 데 대해서는 "극 중 김원봉은 실존 인물과는 완벽하게 다르기 때문에 우려하시는 부분은 충분히 피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시대적 배경도 1930년대라 이념 갈등, 대립의 시대와는 좀 다르다. 독립투쟁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윤상호 PD 역시 "김원봉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 아니며, 많은 독립운동가를 김원봉에 투영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독립운동사에 큰 획을 그었기에 알고는 넘어가야 할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유지태는 큰 비중의 액션에 대해서는 "승마도 배웠고 액션 스쿨에 가서 액션도 했다. 제가 키가 커서 대역할 사람이 많지 않아서 정말 위험하지 않으면 제가 다 소화하려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임주환은 조선총독부 법무국 일본인 검사 후쿠다로 변신한다. 독립운동 인사들을 담당하지만, 조선인과 일본인 사이에서 인간에 대한 존엄을 지키려 노력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의 삶은 이영진에게 호감을 느끼며 바뀐다.
남규리는 경성구락부의 매혹적이고 당당한 재즈 가수 미키를 맡았다. 미키는 이영진, 후쿠다와 묘한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이밖에도 이해영, 전진기, 허성태, 조복래, 김태우, 김법래, 김서라, 박하나 등 탄탄한 조연이 함께한다.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경성뿐만 아니라 만주, 중국 상하이까지 배경으로 하는 만큼 중국의 글로벌 콘텐츠 제작회사 항주 쟈핑픽쳐스 유한공사로부터 합작투자를 받았다. 제작비는 200억원가량 들었다.
최근 수년간 한국과 중국 사이의 합작은 전무했던 만큼 이날 현장에는 중국 관계자도 다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한파로 꼽히는 한팡밍(韓方明)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임 겸 차하얼학회 회장과 주한중국대사관 문화참사관도 함께했다. 아직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시점에 국내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중국 관계자가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됐다.
오는 4일 밤 9시 5분 첫 방송.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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