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장 "페인트 범벅 박근혜 표지석 철거 시민의견 듣겠다"
전날 20대 청년 붉은 페인트 뿌려 훼손…경찰 "입건해 조사 중"
(세종=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이춘희 세종시장은 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쓴 세종시청 표지석을 철거할지, 유지할지 시민 의견을 들어 결론 내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표지석 훼손 사건이 벌어져 유감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육군 만기제대를 한 20대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 모 씨는 전날 세종시청 표지석에 붉은 페인트를 뿌린 뒤 철거를 요구했다.
이 표지석에는 세종시 새 청사 개청을 기념해 2015년 7월 1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써서 내려보낸 휘호가 새겨져 있다.
이 시장은 "과거에도 철거, 유지를 놓고 찬반양론이 크게 대립했고, 결국 잠정적으로 표지석을 유지하는 게 좋겠다는 쪽으로 결론 낸 사안"이라며 "시민들이 또 관심을 갖게 되리라 생각되는 만큼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시민 의견을 듣고 결론 내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페인트가 바위에 스며들어 닦아내기도 어려운 상태"라며 "훼손 계획을 알았더라면 당연히 못 하게 막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시는 현재 표지석을 천막으로 가려 놓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은 논평을 내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송아영 시당위원장 직무대행은 "재물손괴와 함께 역사를 폄훼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표지석을 왜곡·폄훼하는 단체가 2016년 11월 철거 운동을 주장했던 만큼 경찰은 배후 조사를 철저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은 김씨를 재물손괴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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