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식물원 전면 개방 첫날…볼거리 늘었지만 '관람료 불만'

입력 2019-05-01 16:15
서울식물원 전면 개방 첫날…볼거리 늘었지만 '관람료 불만'

희귀 식물 확충·'보는 재미' 더해…"입장료 2천∼5천원, 규모 비해 비싸"

습지원은 곳곳서 공사 중…대기 줄 수백m 이상 '주차 대란'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근로자의 날'인 1일 오전 9시 20분께 서울 마곡지구 내 서울식물원 온실 입구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 80여명이 길게 늘어섰다. 대부분 연인 혹은 어린 자녀나 노부모와 함께 온 가족 단위 방문객이었다.

10분 뒤 입장이 시작하자 방문객들은 직원의 안내에 따라 각자 산 입장권 바코드를 찍고 온실 안으로 들어섰다.

이전 임시 개방 기간에는 볼 수 없던 풍경이었다.

서울식물원은 약 6개월간의 임시 개방을 마치고 이날 정식으로 개원했다. 기존과 달라진 점이라면 총 4개 구간 중 온실과 야외 정원이 있는 주제원을 유료화했고,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습지원을 개방한 것.

주제원 관람료는 성인 5천원, 청소년 3천원, 어린이 2천원이다.

축구장 크기의 온실은 이날 통제 두 달 만에 전 구간(열대관, 지중해관)이 공개됐다. 작년 10월 11일 임시 개방과 함께 무료로 공개됐으나 3월부터 내부 보완 공사로 인해 두 달간 출입이 통제됐기 때문이다.

개방 초기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던 온실 내부는 보완 공사를 거치며 한결 풍성해졌다.



빅토리아수련·호주물병나무·올리브나무 등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식물이 추가로 들어왔고, 바오밥나무·양귀비 등 주요 식물 옆에는 문학 작품이나 역사 속 일화를 담은 안내판을 설치해 관람객의 이해를 도왔다.

곳곳에는 식물원 직원들의 소장품과 작업 도구를 모은 작업장, 터키식 목욕탕 등이 마련돼 '보는 재미'를 더했다.

온실에서 나와 우측으로 도니 바로 야외 주제정원으로 이어졌다. 국내 자생 식물을 8가지 테마별로 모은 공간이다. 알록달록한 봄꽃들이 시선을 끌었지만, 그늘이나 쉼터가 드물어 땡볕 아래 장시간 관람은 어려워 보였다.

관람객 사이에서는 규모에 비해 관람료가 비싸다는 반응이 나왔다.

어머니와 함께 식물원을 찾은 정다운(29) 씨는 "생각보다 꽃이 별로 없어서 아쉽다"며 "식물원이라기보다는 산책용 수목원에 더 가까워 보이는데 그런 점을 생각하면 관람료를 좀 낮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 이종낙(39) 씨는 "강서구에 이런 공원이 생겨서 좋지만, 온실 규모를 생각하면 관람료가 좀 비싼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습지원은 준비가 덜 끝난 모습이었다. 곳곳에서는 잔디와 모종 식재 작업이 한창이었다.



한강으로 이어지는 전망 데크로 가기 위해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니 현장 작업자가 다가와 "공사 중이니 다른 길로 가라"고 안내했다. 작업자 뒤로 소형 굴착기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게 보였다.

저류지 주변 비탈면에는 초록색의 씨드 스프레이(seed spray·종자와 영양성분을 섞은 액체)가 넓게 뿌려져 어수선한 광경을 연출했다.

부족한 주차장도 아쉬움을 남겼다.

오전 11시께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마곡레포츠센터까지 500m 이상 길게 차들이 늘어섰다. 지하주차장은 200면에 불과했고, 인근 마곡중앙광장과 유수지를 합해도 총 600면에 불과했다.

차로 방문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주차장 확충이 시급해 보였다.

식물원 관계자는 "인근에 임시 공영주차장을 마련했고, 주말에 인근 기업체의 빈 주차장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며 "9호선 마곡나루역에서 바로 연결되는 만큼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okk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