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소장 교환적 변경'도 형사보상해야"…위헌심판 제청
형사보상법 조항 위헌성 지적…"'공소취소'만 보상은 불합리한 차별"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법원이 '공소 취소' 경우에만 형사 보상 대상으로 인정하고 '공소장의 교환적 변경' 경우에는 인정하지 않는 형사보상법 조항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서울고법 형사20부(배기열 부장판사)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형사 보상 소송에서 '형사 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형사보상법) 제26조 제1항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제청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상습절도 등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쳤다.
이후 이 법 조항이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이 나자 A씨는 재심을 청구했고, 검찰이 공소장을 형법상 상습절도 등 혐의로 교환적 변경(앞선 소를 갈음하는 새로운 소를 제기하는 것)하면서 전보다 낮은 징역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초과 구금된 6개월에 대해 형사 보상을 청구했으나, 1심이 형사보상법상 보상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각하자 항고했다.
형사보상법에는 '면소 또는 공소기각의 재판을 받아 형이 확정된 피고인이 그 재판을 할 만한 사유가 없었더라면 무죄 재판을 받을 만한 현저한 사유가 있을 경우'와 '치료감호의 독립 청구를 받은 피치료감호 청구인의 치료감호사건이 범죄가 아니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것에 해당해 청구기각의 판결을 받아 확정된 경우'에만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재판부는 형사보상법에 규정된 보상 대상이 충분히 포괄적이지 않아 헌법의 인권보장의무 조항이나 평등권 조항 등에 저촉된다고 봤다.
면소 또는 공소기각의 재판만 인정하고, '재심 절차에서 원판결의 형보다 경한(낮은) 형으로 유죄 선고를 받아 확정됐으나, 그 재심 절차에서 공소장의 교환적 변경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무죄 재판을 받을 만한 현저한 사유가 있었을 경우'를 형사 보상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는 것이다.
A씨의 경우 위헌 결정이 난 특가법상 상습절도 등 혐의로 기소됐으니 원래대로라면 무죄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검찰에서 형법상 상습절도로 공소장을 교환적 변경했고, 이에 형량이 줄었으니 그만큼은 형사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공소 취소'는 보상 대상이 되지만 '공소장의 교환적 변경'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는 것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청구인의 형사 보상 청구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청구인은 과다 구금에 대해 아무런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없는 셈"이라며 "형의 집행을 마친 경우에도 재심을 인정하는 형사소송법 제427조의 취지를 훼손할 뿐 아니라 헌법에서 규정하는 국가의 인권보장의무 조항의 이념에도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재심 절차에서 검사가 공소장의 교환적 변경 신청을 한 이유가 당초 공소사실 자체에 무죄의 사유가 있기보다 양형에 영향을 미치는 적용법조만을 달리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특별한 경우를 '공소장의 교환적 변경'을 형사 보상 대상으로 추가하지 않을 합리적인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bookmani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