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예배당 문 다시 열지만…라마단 앞두고 테러 공포
현지 안보당국 "5∼6일 추가 테러 가능성…경계태세 강화"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부활절 연쇄 폭탄 테러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스리랑카의 기독교 예배당들이 5일부터 다시 문을 연다.
하지만, 이슬람 성월인 라마단이 이달 초 시작되는 까닭에 현지에선 추가 테러 발생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이 기간 순교하면 신의 축복을 받는다며 테러를 부추겨왔다
1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실제로 스리랑카 안보당국은 라마단 시작일(5월 6일)에 맞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새로운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추가 테러가 감행된다면 이달 5일이나 6일 일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스리랑카군과 경찰에는 이미 이와 관련해 삼엄한 경계태세를 유지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지난 21일 수도 콜롬보의 고급 호텔과 주요 교회 등 8곳에서 자살폭탄이 터져 최소 253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지자, 당국은 이슬람 극단주의자 140명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대대적인 검거에 나섰다.
주요 용의자로 지목된 6명은 전원 체포되거나 사살됐으나 붙잡히지 않은 용의자들이 여전히 상당수다.
스리랑카 경찰 고위 당국자는 "군경이 여전히 용의자들을 추적 중인 만큼 당분간 보안태세가 강화된 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리랑카 정부는 유언비어 확산 등으로 인한 사회 혼란을 막기 위해 내려졌던 페이스북과 왓츠앱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차단 조처는 해제했다.
스리랑카의 맬컴 란지트 추기경은 전날 "5월 5일부터 미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최소한의 미사만 진행하고 상황이 개선되는 추세를 봐서 차츰 정상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고급 호텔 등이 주요 타깃이 됐던 까닭에 이번 테러로 목숨을 잃은 사람에는 외국인이 다수 끼어 있었다.
스리랑카 당국은 사망자 253명 중 43명이 외국인이었다고 밝혔다.
국적별로는 인도인이 11명으로 가장 많고 영국(6명), 중국(4명), 덴마크(3명), 사우디아라비아(2명), 스페인(2명), 터키(2명) 등 순이었다. 방글라데시와 일본,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위스, 미국 국적자 중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스리랑카 정부는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NTJ(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와 JMI(잠미야툴 밀라투 이브라힘)를 테러와 직접 연관된 조직으로 지목했고, IS는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실제로 부활절 테러 가담자 중 한 명은 2014년 시리아 락까에서 IS에 합류해 몇 달간 훈련을 받은 뒤 돌아온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가운데 이웃 인도에서도 테러 우려가 고조돼 주목된다.
인도 경찰은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를 주도한 뒤 본인도 자살폭탄을 터뜨려 사망한 NTJ의 지도자 자흐란 하심이 활동하던 인도 남부 지역에서 유사한 테러를 저지르려던 인도 국적의 29세 남성을 최근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하심의 강연과 관련 영상들을 보고 1년 넘게 그를 추종해 왔다면서 케랄라에서 자살폭탄을 터뜨리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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