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조코위, 노동절 앞두고 한인기업 찾아 노동자들과 식사

입력 2019-04-30 21:19
인니 조코위, 노동절 앞두고 한인기업 찾아 노동자들과 식사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30일 현지 한인 기업을 찾아 근로자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 하고 노고를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 화제다.

30일 재인도네시아 한인상공회의소(이하 코참) 등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이날 낮 반텐주(州) 탕그랑 소재 한인기업 KMK글로벌스포츠를 방문했다.

노동절(5월 1일)을 앞두고 신발 제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근무여건을 살피고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서였다. 이달 17일 대선 이후 조코위 대통령의 산업현장 방문은 이번이 첫 사례다.

조코위 대통령은 환호하며 반기는 근로자 1만5천여명에 둘러싸여 나이키 신발 등을 만드는 생산라인을 견학한 뒤 함께 식사했다.

일부 근로자는 조코위 대통령의 알루미늄 식판에 자신들과 동일한 음식이 담기는 것을 보고 "구내식당 밥이라 그렇게 좋지 않다"며 난감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그대로 식사를 하고 "맛있었다. 뗌뻬(콩을 발효시킨 음식)와 계란, 야채가 들어 있어서 몸에도 좋은 음식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밥을 먹으면서 작업시간과 임금 수준 등과 관련해서도 근로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면서 "15년이나 20년, 심지어 23년씩 근속한 직원들도 있었다. 임금과 근로 환경이 상당히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는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산업부 장관과 하니프 다키리 노동부 장관, 프라틱노 국가사무처 장관, 김창범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 등도 동참했다.



이번 방문은 인도네시아의 한 한인 업체 대표가 임금을 체불한 채 야반도주한 사건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조 지시에 힘입어 해결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이뤄진 점으로도 눈길을 끈다.

서(西)자바 주의 봉제 업체 SKB는 작년 8월부터 임금을 체불하다 12월께 조업이 완전히 중단됐고, 대표이사 A씨는 같은 해 10월 잠적해 현재는 한국에 있다.

이로 인해 3천명이 넘는 이 회사 직원들은 졸지에 생계수단을 잃었고, 문 대통령은 사태 해결을 위해 지난달 7일 인도네시아 당국과의 적극적 공조를 지시했다.

결국 A씨는 이달 9일 체불임금 지급을 위해 약 80억 루피아(약 6억5천만원)를 송금했다. 이 돈은 노사 합의에 따라 내달 6일부터 지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정부 일각에선 앞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유사 사건에 적용될 모범적 해결 모델이 될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송창근 KMK글로벌스포츠그룹 회장은 "노사 상생 등 측면에서 우리 회사가 오랫동안 모범사례로 언급됐던 까닭에 조코위 대통령이 방문하게 된 것 같다"면서 "이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한인 기업의 이미지가 더욱 제고되고 양국 협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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