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선 결과 여성의원 절반 육박…역대 최다

입력 2019-04-30 18:47
스페인 총선 결과 여성의원 절반 육박…역대 최다

하원 47%가 여성…제1·2당 당선자 여성이 남성보다 많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총선 결과 하원의 여성의원 수가 역대 최다로 나타났다.

원내 제1당과 제2당의 여성의원 수는 남성을 앞질렀고, 전체 하원 의석의 절반 가까이가 여성들에게 돌아갔다.

30일(현지시간) 일간 엘 파이스 등 스페인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28일 치러진 조기 총선으로 하원의원에 당선된 여성은 전체 의석 350석 중 46.8%인 164명으로, 지난 의회보다 26명 늘었다.

스페인 하원에서 여성의원 비율이 4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여성의원 수 역시 스페인 헌정사상 최다다.

스페인 제1당과 제2당은 이번 총선 결과 남성보다 여성의원이 더 많아졌다.

중도좌파 사회노동당(PSOE)이 이번 총선에서 배출한 하원의원 123명 중 절반 이상인 64명이 여성이다.

사회노동당 대표인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앞서 작년 6월 취임 후 조각을 할 때도 17명의 각료 중 65%인 11명을 여성으로 임명했다.

부총리, 법무, 국방, 경제장관 등 주요 부처 장관이 모두 여성이었다. 스페인 역사상 여성 각료 비율은 역대 최대일 뿐 아니라 서방 주요국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여성이 약진한 것은 사회당뿐만이 아니다.

제2당인 우파 국민당(PP)도 이번에 배출한 66명의 의원 중 절반 이상인 34명이 여성이다.

반면에, 이번 총선에서 극우 정당으로서는 스페인 민주화 이후 최초로 원내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킨 복스(Vox)는 배출한 24명의 의원 중 9명만이 여성이었다.

강력한 사회적 보수주의를 표방한 복스는 낙태금지법 강화, 가정폭력방지법 폐지를 내세우고 "남성을 범죄자 취급하는 급진적 페미니즘에 반대한다"고 주장하는 등 반(反)여성주의 성향을 띤 것으로 평가된다.

스페인은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전 총리(사회당) 재임 때인 지난 2007년 각종 선거의 후보 선정과 기업이사회 구성 시 여성 비율을 최소 40%로 보장하는 법을 제정하는 등 양성평등을 주요 국가과제로 추진해왔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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