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北김정은 태도변화 위험…4차 남북회담서 절충안 내야"
"북미 제재완화-비핵화 맞바꿀 수 있게 해야"
"정부, 과감한 정책 필요…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여부가 시금석"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30일 "우리 정부는 4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간 이해관계를 절충하는 아이디어를 빨리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 전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정학연구소가 주관한 '남북교류협력의 전망' 토론회에 참석, 기조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장관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태도가 변하고 있는데, 위험하다"며 "제재 완화에 목을 매는 것처럼 보이고, 미국이 그 점을 약점 삼아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니 '실수했다'고 생각한 김 위원장의 전략변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이 체제 안전보장과 군사 문제를 이야기하면 신경전이 벌어질 것"이라며 "미국이 차라리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를 갖고 이야기해야 협상력이 있을 텐데, 북한이 돌아서고 있어 아주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은 "경제제재 완화와 비핵화를 맞바꿀 수 있게 해야 문제가 수월히 해결된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체제 안전보장 문제를 꺼내 상황이 복잡해지기 전에 제재 완화와 비핵화의 '딜'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한 이 전 장관은 "지금은 위축된 남북관계의 자유성을 넓혀야 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틀 속에서 남북이 할 수 있는 교류를 해야 한다"며 남북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첫 과제로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을 꼽고 "정부 정책이 과감해지느냐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은)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도 아닌데 못 보낼 이유가 없다"며 "미국이 곤란해한다면 그것은 미국의 이야기이다. 우리 기업인들이 개성공단에 가서 자신들의 설비를 보는 것이 미국에 무슨 불이익을 주나"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정부의 과감한 정책을 거듭 강조하면서 "민간에서 정부에 강하게 교류협력을 요청하고, 또 강하게 항의하면서 남북관계 협력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전 장관은 "내가 경제학자는 아니지만 비핵화가 되고 제재 완화가 뒤따랐을 경우 북한은 외국자본의 투자도 받아 연 15%씩 20년 동안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 속에서 한국 경제에는 북한과 '윈윈'하며 시너지효과를 낼 요소들이 많다"며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어려운 상황을 딛고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과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남북교류협력을 주제로 토론했다.
이날 토론회는 고(故) 조세형 민주당 상임고문 10주기를 기념해 열렸다. 토론회를 주관한 한국정학연구소는 조 고문이 설립한 단체다.
토론회에는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태년·노웅래·이인영 의원을 비롯해 여야 의원 20여명이 참석했다.
se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