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연고점 또 경신…약 10원 올라 달러당 1,168원(종합)
"역외 달러 매수 물량 많아…1,200원선 돌파는 어려울 듯"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30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9.7원 오른 1,168.2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7년 1월 20일(1,169.2원) 이후 2년 3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전날보다 0.5원 오른 1,159.0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중국 제조업 지표가 시장 예상을 밑돌자 오전 10시께 1,164.4원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뚫고 올라섰다.
이날 오전 발표된 중국 4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2로 시장 예상치(50.9)를 하회했다.
양호한 미국 경기지표와 달리 중국 제조업 지표가 시장 예상을 밑돌자 글로벌 강달러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후 들어서는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 역외 달러화 매수 물량에 원/달러 환율은 장을 마감할 때 1,168.2원까지 올라 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5월 1일 금융·외환시장이 휴장하는 만큼 휴일을 앞두고 역외에서 달러화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역외를 중심으로 한 달러 매수 물량이 많았다"며 "장중 달러화 매도 물량은 많지 않았다. 향후 추가 상승을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더 오를 수 있지만 1,200원선을 뚫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1,200원선 근처까지 올랐을 때는 미국 경제에 탄력이 붙어 있던 상황이었다"며 "지금은 유럽, 중국, 한국 등 경제가 안 좋은 반면 미국 경기는 나쁘지 않다는 인식으로 인한 달러 강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에는 미국 경제 호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돌파했었다.
백 연구원은 이어 "연고점은 1,170원대로 본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 오름세를 두고 "경기지표가 좋지 않은 데에 따른 심리적인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30일∼5월 1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유로존 1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53분 현재 100엔당 1,049.09원으로 전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1,037.76원)보다 11.33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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