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바이든 초반부터 '강펀치' 맞교환…바이든 첫 유세(종합)

입력 2019-04-30 08:33
트럼프-바이든 초반부터 '강펀치' 맞교환…바이든 첫 유세(종합)

트럼프, 바이든 펜실베이니아 유세에 "뭘 모르는 게 틀림없어"

바이든 "나는 노조원…트럼프는 美 대표하지 않기로 한 대통령"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신경전이 초반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지난주 출마 선언을 한 바이든 전 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첫 유세에 나섰다.

바이든의 출마 선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견제구를 던지고 있고, 바이든도 밀리지 않고 정면으로 맞받아치면서 팽팽한 기싸움이 연출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에서 첫 유세를 나선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조롱을 퍼부었다. 이에 맞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첫 대중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졸린(sleepy) 조 바이든이 위대한 주 펜실베이니아에서 그의 첫 유세를 할 예정"이라며 "그는 펜실베이니아가 역대 최저 실업률과 철강산업의 번성(그것은 사망했었다)으로 경제적으로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으며 위대한 미래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게 틀림없다"라고 꼬집었다.

지난 대선 승부처였던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장지대)의 핵심인 펜실베이니아가 그의 취임 이후 철강산업 회생에 힘입어 더는 스윙스테이트(경합주)가 아니라 '트럼프 주'가 됐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피츠버그에서 신발 끈을 묶고 첫 레이스에 나서기도 전에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셈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 공식 지지를 선언한 첫 노동조합인 '국제 소방관 협회'(IAFF)도 트럼프 대통령의 도마 위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회비에 미친 노조 지도부의 지지를 절대로 얻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터무니없이 높은 회비와 의료비, 경비로 조합원들을 약탈했다"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어 "그러나 조합원들은 트럼프를 사랑하고 기록적인 경제와 세금 감축 등을 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회비만 빨아들이는 소방관 (노조) 지도부는 조합원들이 나를 원하더라도 항상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라며 "어떤 일들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과 소방관 노조를 향해 4건의 트윗을 잇달아 올렸다"면서 바이든이 소방관 노조의 지지를 확보하자 불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 대통령이 노조를 질타하는 것에 진절머리가 난다"고 반격했다. 그는 "노조는 이 나라의 중산층을 건설했고 최저임금, 초과근무수당 지급, 주 40시간 근로제 등은 노조가 우리의 권리를 위해 싸웠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노조와 그들의 노력을 존중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집회에서도 "나는 노조원이다"라며 "이 나라는 월스트리트의 은행가, 최고경영자(CEO)들과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건설한 게 아니라 중산층, 여러분이 건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부동산 재벌 출신으로 감세 정책 등 기업 친화적 정책을 펴온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차이점을 부각하는 발언으로 보인다.

그는 첫 집회지로 펜실베이니아를 택한 것과 관련, "2020년에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면 그건 여기에서 일어날 것"이라고도 말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전체를 대표하지 않기로 한 유일한 대통령"이라며 "우리는 모든 미국인을 위해 일할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을 분열시킬 수 있는 것은 미국 그 자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가 누구인지 모두 알고 있다. 공포를 넘어 희망을, 분열을 넘어 통합을, 거짓을 넘어 진실을 선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경쟁자들이 민주당 후보 지명을 추구하는 반면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첫 집회에서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며 대선 '본선'을 염두에 둔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CNN도 "바이든은 자신의 비전과 의제에 집중하는 것을 선호했던 다른 민주당 주자들보다 트럼프 대통령을 더 강하게 공격했다"고 평가했다.

또 첫 유세지로 펜실베이니아주를 선택한 것은 바이든 측의 핵심 전략을 보여준다고 CNN은 전했다.

전통적 민주당 텃밭으로 여겨졌지만 지난 대선에서 빼앗긴 '러스트 벨트'의 한 축이자 트럼프 측에 몰표를 안긴 백인 노동자 계층의 표심을 잡겠다는 복안이라는 것이다.

로이터통신도 "바이든은 오랫동안 자신을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챔피언으로 지칭해왔다"며 "바이든은 자신에 대한 지지의 상당 부분을 노동자 계층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피츠버그에서 유세전을 막을 올린 뒤 30일에는 또 다른 경합주인 아이오와를 찾으며, 시더래피즈, 더뷰큐, 아이오와시티와 주도(州都) 디모인을 돌며 표몰이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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